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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대형 건설사, 탄소 저감 기술 개발 박차…주목할 성과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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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건설

[이코리아] 국내 건설사들이 탄소 저감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연합(UN, 유엔) 기후변화협약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8%가 시멘트 산업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시멘트 산업의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탄소중립 시대 녹색건축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로에너지 건축물 시장은 2030년 93조∼107조원, 2050년에는 180조4000억 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건설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 건설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정부 주도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해 시멘트 산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시공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7일 밝혔다.

롯데건설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추진하는 ‘이산화탄소 반응경화 시멘트 및 건설용 2차 제품 제조기술 개발’(과제번호: RS-2022-00155025) 연구에 공동연구사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선도적으로 개발된 해당 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시멘트 대비 약 200℃ 낮은 온도에서 제조할 수 있어 석회석 사용량을 30% 절감하고,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효과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 특히, ‘이산화탄소 반응경화 시멘트’는 물 대신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경화되는 친환경 건설재료로,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품에 활용하여 추가적인 배출량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한 염해방지 코팅제, 보도블록, 벽돌 등 콘크리트 2차 제품은 기존 제품과 동일한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염해 저항성 등 내구성이 더욱 우수하며, 최대 70%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 부산 롯데타워 신축 현장에 개발 기술을 적용한 염해방지 코팅제를 도입했으며, 오산 세마 트라움 건설 현장에서는 보도블록을 조경 구간에 시공하며 실증을 마쳤다.

국내·외 기술협의체를 통한 협력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 탄소저감형 건설 강재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철근과 형강 등 주요 건설자재를 현대제철의 저탄소 제품으로 대체해 건설 과정에서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두 회사는 시멘트 분야에서도 탄소저감형 제품을 개발 중이며, 이를 적용한 결과 주요 건축물의 내재탄소 배출량이 기존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GS건설의 자회사 GPC는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캐나다 업체 카본큐어의 '광물탄산화방식 탄소저감 콘크리트 제조기술'을 도입해 상용화했다. 이 기술은 콘크리트 제조 시 액상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강도를 높이고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탄소배출을 감소시키며, 감축한 탄소량만큼 탄소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또 지난해 3월초 초 환경부로부터 자체 개발한 제품 2종에 대해 PC업계 최초로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PC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제품으로 품질이 균일하며, 현장의 시간과 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해 친환경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2차 제품 등으로 재활용해 건설 현장에 적용하고, 고로 슬래그 시멘트인 포스멘트와 결합해 건설 분야의 탄소 배출을 더욱 줄이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전문기업 로우카본과 철강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로 슬래그를 활용한 탄소 저감 및 저장 제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로우카본의 이산화탄소 포집 장치 '제로씨(ZeroC)'에서 포집한 탄소를 가루 형태로 자원화하고, 이를 포스코이앤씨가 고로 슬래그와 결합해 탄소를 영구 격리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탄소 포집·자원화와 탄소 저감·영구격리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산업 현장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건설업계의 탄소 저감 기술을 인증받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2월 탄소감축인증센터로부터 ‘탄소저감 콘크리트 방법론’을 개발해 공식 인증을 받았다. 이 방법론은 저탄소 콘크리트 제조 및 현장 적용 과정에서 탄소감축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과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일반 콘크리트 대비 탄소배출량을 40% 줄인 프리캐스트콘크리트(PC)를 개발해 서울 반포주공1단지 3주구에 적용 중이다.

대우건설은 한라시멘트와 공동 개발한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를 현장에 적용한 성과를 바탕으로, 건설사 최초로 대한상공회의소의 ‘탄소크레딧’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는 2022년 개발된 친환경 건설 소재로, 상온양생 환경에서 기존 콘크리트 대비 ㎥당 평균 112kg의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약 54%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 또한, 조강 슬래그시멘트를 활용해 일반 시멘트보다 조기강도가 10~30% 우수해 겨울철 콘크리트 강도 지연 및 품질 하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조강형 콘크리트가 일부 프리캐스트 구조물에 한정적으로 적용된 것과 달리, 대우건설의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는 공동주택을 비롯한 다양한 건축물에 활용할 수 있어 환경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대우건설은 철도공사 및 아파트 건설 등 총 6개 현장에 해당 기술을 적용 중이다.

또 2025년 상반기까지 환경부의 환경성적표지(EPD) 및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할 계획이다. EPD 인증은 제품의 생산, 사용, 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제도로, 이를 통해 대우건설은 지속 가능한 건설 문화 조성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두산건설은 콘크리트 양생 시 발생하는 건조수축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인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강도촉진-수축저감형 혼화제’ 관련 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이를 통해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DL이앤씨도 저탄소 고품질 콘크리트용 순환골재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DL이앤씨는 탄소광물화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골재 및 건축자재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발전소 석탄재나 폐콘크리트 등을 포집한 탄소와 반응시켜 저장·활용하는 방식이다. DL이앤씨는 자회사 카본코와 베트남 하노이광업지질대학교와 2023년 1월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베트남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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