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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둠스크롤링' 대항마 '위키톡' 주목받는 이유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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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이코리아] 인터넷에서 이용자들이 끝임없이 부정적인 소식만을 소비하게 되는 '둠스크롤링'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응책이 주목받는다.

둠스크롤링이란 ‘파멸(doom)’과 ‘스크롤링(scrolling)’이 합쳐진 신조어다. 이용자가 부정적인 뉴스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며 무의식적으로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단순한 인터넷 사용 습관을 넘어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와 뉴스 플랫폼은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자극적이거나 논란이 되는 콘텐츠를 더 많이 추천하게 되며, 이에 따라 이용자들은 정치적 논쟁, 범죄, 기후 위기, 경제 불안과 같은 강한 감정적 반응을 유발하는 뉴스에 더욱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둠스크롤링이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심리학회(APA)가 둠스크롤링에 대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77%가 "자신의 국가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심리적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고 답했다.

포브스는 지난달 31일, 둠스크롤링 현상에 대해 소개하며 전문가들이 제시한 각종 극복 방법을 소개했다. 브리트니 쿠퍼(Brittney Cooper), 럿거스대학교 젠더학 교수는 "읽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하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뉴스를 15분간 신중하게 읽으라고 제시했다.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보다, 텍스트를 통해 신중하게 정보를 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 뉴스를 접한 후 혼자서 불안감을 키우는 것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직접 대화하거나 그룹 채팅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스위스의 사회학자 제니퍼 월터는 모든 뉴스를 쫓지 말고 핵심 이슈에만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이지, 흩어진 주의가 아니며, 모든 정보를 따라가려는 것은 착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맥락이 부족한 초반 보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대신, 여유를 갖고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 위키톡 누리집

최근 둠스크롤링에 대항해 등장한 사이트 중 하나로 '위키톡'이 주목받고 있다. 위키톡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틱톡'의 이름을 합쳐 지어진 이름으로, 이용자들이 끝없이 웹사이트를 스크롤하며 부정적인 게시글을 보는 대신,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을 얻도록 설계되었다.

위키톡은 원래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짤막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IT 개발자 타일러 앙거트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위키피디아 전체를 하나의 스크롤 가능한 페이지로 만들면 어떨까."라고 게시했으며, 이 게시글이 인기를 끌며 개발자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아이작 게말이라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앤트로픽의 클로드 등 AI 기반 코딩 도구의 도움을 받아 하룻밤 만에 위키톡을 개발하게 되었다.

해외의 기술 매체들은 위키톡을 둠스크롤링의 폐해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스 테크니카는 "알고리즘적으로 중독성 있는 소셜 미디어 앱을 사용하지 않고도 흥미로운 정보를 우연히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 깔끔한 방법"이라고 소개했으며, 패스트컴퍼니는 "침습적 추적과 끝없는 알림이 없는 이 웹사이트는 죄책감 없는 스크롤링에 가장 가까운 것을 제공한다."라고 짚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4일 위키톡을 “당신을 더욱 똑똑하게 만들어줄 인터넷 토끼굴”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소셜 미디어가 이용자의 감정을 자극해 중독성을 높이는 반면, 위키톡은 알고리즘이 특정 취향을 따라가거나 극단적인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고, 다양한 주제의 정보를 무작위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편 AI 기반의 추천 알고리즘을 배제했다는 부분도 주목받는다. 위키톡의 개발자 아이작 게말은 위키톡의 개발 과정에서는 AI가 90% 정도를 담당했지만, 무작위 플랫폼으로서의 본질적인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표적 알고리즘은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 버즈피드 X 갈무리

미국의 컨텐츠 큐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버즈피드'는 둠스크롤링에 방식에 반기를 들어 'BF 아일랜드(BFisland)'라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 버즈피드 CEO는 새로운 SNS 플랫폼을 개발중이며, 둠스크롤링에서 벗어나, 인간의 큐레이션을 통해 이용자가 진정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패레티 CEO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기존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참여를 우선시하는 AI 알고리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많은 소셜 미디어 이용자를 지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해외 ICT 매체들은 버즈피드의 인간 큐레이션 방식이 실제로 타 플랫폼과 차별성을 지닐 수 있을지, 그리고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더 버지는"버즈피드의 이번 시도가 소셜 미디어의 어두운 측면을 다루려는 첫 번째 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소셜 미디어가 부정성을 부추기는 현 상황에 변화를 이루려면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집단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짚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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