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일본 ESD 교육과정, 출처-일본 문부과학성]
[이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ESG 교육에 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부엔 아직 ESG 교육과 관련한 부서조차 없는 실정이다.
세계 여러 주요국에선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축으로 하는 ESG 원칙을 교육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주요국들은 단순한 교육 내용의 변경에 그치지 않고, 교육 운영 체계와 학습 문화, 학교와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융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연방 교육부 차원에서 ESG의 가치와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전국 및 지역 단위의 다양한 기관이 이를 도입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미국 교육부는 ESG 원칙을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학교 시설에도 통합할 것을 명시적으로 권장하며, 지속가능한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녹색 리본 학교(Green Ribbon Schools)’상을 통해 학교, 학군, 고등교육기관의 성공적인 지속가능성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21세기 학교 시설 및 환경 지속가능성 교육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주 학습 기준과 연계하여 환경교육을 학교 교육과정에 통합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환경 문제를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근거를 기반으로 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특히 환경교육 과정을 개발하여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온라인에서 무료로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커리큘럼으로는 ▲폐기물 관리 문제와 해결책, 재활용: ‘이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에너지, 전기 사용, 전원과 기후변화의 관계,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전구는 어떻게 켜질까? ▲ 음식쓰레기 감소 및 매립지 전환: ‘내 음식은 어디로 가는가? ▲표면수와 조류: ‘연못은 왜 녹색일까? 등이 있다.
영국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환경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영국 정부와 교육계는 환경교육을 포함한 ESG 교육정책을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고,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ESG 교육정책은 종합적인 국가 전략 수립과 장기적 비전 제시를 특징으로 한다. 2030년까지 세계 선도 수준의 지속 가능 교육체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 아래, 교육과정 개편부터 인프라 투자에 이르는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마련했다.
잉글랜드의 지속가능성 및 기후변화 전략은 교육 부문의 모든 영역에 ESG 요소를 통합하는 종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정책은 기후변화 교육 강화를 비롯하여, 녹색기술 및 직업 교육 진흥, 교육시설과 디지털 인프라의 지속가능성 제고, 학교 운영 및 공급망의 탄소 감촉과 친환경화, 국제적 협력과 리더십 증진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교사 연수를 통해 기후변화 및 환경 관련 내용을 과학교육 등에 포함하도록 하고, 초등 과학 모범 교육과정에서 자연환경 학습을 강조하는 등 교육과정과 교원양성 측면에서 지원책을 마련하였다. 또한, ‘국가 교육 자연공원’이라는 온라인 허브를 구축하여 모든 학교가 생물다양성 증진 및 기후교육 자료에 쉽게 접근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기후 리더 어워드’를 도입하여 학생들의 실천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영국은 2030년까지 교육 부문에서 2017년 대비 탄소배출을 50% 감축하고, 2037년까지 75% 감축하는 중간 목표를 설정하여 넷제로(Net-Zero)를 향한 단계적 이행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학교 환경을 활용한 생태교육도 강조되어, 학생들이 교정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생물다양성 증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에코스쿨’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는 친환경 학교 인증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교직원이 협력하여 학교의 환경 성과를 개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쓰레기 감소, 에너지 절약, 학교 숲 가꾸기 등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학교 운영 전반에서 지속 가능한 관행을 배우고 있다.
일본은 지속 가능한 환경, 사회, 경제를 위한 통합적 문제 해결 역량을 기르고, 가치관과 행동의 변화를 촉진하는 교육활동을 포함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ESD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교육 목표, 단원 구성, 개별 단원 계획, 학생 학습 평가와의 연계를 중요하게 여기며, 지역사회, 대학, 기업, 사회교육시설 등과 협력하는 방식을 중시하고 있다.
요코하마시의 이치가오중학교에서는 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시에서부터 세계를 바꿔나가자’라는 표어 아래 ESD를 추진하고 있다. 학급 대표로 구성된 중앙위원회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에 주목하여 외부 강사를 초빙해 학습 기회를 마련하였으며, 학급 활동과 종합 학습 시간을 활용해 전교생에게 해당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홍보 활동을 전개하였다.
지형 특성을 고려한 친환경 학교 건축 설계를 통해 학생 대상 환경교육을 통합적으로 실시하기도 한다. 기후현 미즈나미시에 위치한 미즈나미키타중학교는 2019년 미즈나미 시내의 공립 중학교 3개교를 통합·재편한 것으로, 전력 낭비를 없애는 학교인 문부과학성의 ‘슈퍼 에코스쿨 실증사업’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미즈나미키타 중학교는 지붕과 외벽의 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조 차단 및 단열 강화, 고효율 기기 도입, 태양광·풍력 발전을 통한 재생에너지 활용 등의 친환경 설계를 적용하였다.
또 교실마다 ‘에코 모니터’를 설치하여 실시간으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농도, 조명 전력 소비량, 콘센트 소비전력 등을 학생들이 점검하면서 터치패널로 조명이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다른 교실과 전력 사용량을 비교하여 표시한 ‘전력 절약 순위’을 통해 학생의 전력 소비 절약에 동기 부여를 함으로써 환경과 에너지 절약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실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ESG에 대응하는 과정을 개설하는 대학들이 있으나, 초·중등 교육과정과 학교 현장에서는 아직 ESG 개념이 생소한 실정이다. <이코리아> 취재 결과 교육부엔 ESG 교육과 관련된 부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용진 한국 ESG교육협회장은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시·도 교육청에서 학교에 ESG 교육 실시에 관한 공문이 내려왔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신청하는 학교에 한해서 협회에서 강사를 파견하여 일회성으로 ESG 교육을 나간다.”라며 “말만 무성하지 ESG교육에 대해 잘 시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4개부처가 같이 ESG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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