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지난달 일본맥도날드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이코리아] 오픈AI의 새로운 모델이 AI 저작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최근 지브리 스타일 그림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오픈AI는 지난 3월 ‘챗GPT-4o 이미지 제네레이션’을 출시했다. 챗GPT-4o와 결합한 이미지 생성 모델로, 사용자가 올린 사진을 지브리나 디즈니 같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화풍으로 바꿔주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이후 MZ 세대를 중심으로 이미지를 지브리 화풍으로 바꾸어 프로필 사진으로 바꾸는 열풍이 불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 AI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며 유행에 참여하기도 했다.
챗GPT-4o 이미지 제네레이션의 이미지 생성 기능은 폭발적인 인기를 가져오면서 지난달엔 챗GPT 이용자가 5억 명을 돌파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샘 올트먼은 엑스(X)를 통해 “지난 한 시간 동안 100만 명의 사용자가 추가됐다”라며 “이는 챗GPT 출시 초기 100만 명 달성에 5일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라고 강조했다.
현재 도안이나 화풍은 저작권으로 인정되진 않는다. 그러나 AI가 특정 애니메이션 화풍을 구현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챗GPT가 이미지를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려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작품을 활용해 특유의 그림체를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했을 텐데, 오픈 AI와 지브리가 저작권 계약을 따로 했다는 얘기가 없다는 것이다.
창작자들은 아무런 동의나 보상 없이 예술가의 작품이 무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스튜디오 지브리의 공동창립자이자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AI를 이용한 창작활동에 비판적이다. 그는 AI가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인간이 그로테스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본 후 “이걸 만든 사람이 누구든 아픔이 무엇인지 모르는 이가 만들었을 거다. 고통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 매우 역겹다.”라며 “나는 이 기술을 절대 제 작품에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맥도날드가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로 공짜 프로모션 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맥도날드가 인공지능(AI)으로 뽑은 지브리 이미지로 프로모션한다”라며 “애니메이터 쓸 예산도 있으면서 AI를 이용하는 건 게으른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독창적인 창작물을 무단 학습하지 않도록 AI 방지 기능을 도입하는 플랫폼이 늘고 있다. 창작물 커미션 플랫폼 ‘크레페’(CREPE)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 쿠키플레이스는 지난 1월 ‘AI 학습 방해 필터’ 기능을 시범 적용했다. 크레페는 고객과 작가를 연결해 독창적인 창작물을 제작하도록 돕는 중개 플랫폼이다. 크레페 관계자는 “사람 눈엔 보이지 않는 특수한 노이즈 필터를 창작물에 씌워서 AI가 학습하는 걸 막으려 한다”라며 “창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도 생성형 AI가 웹툰 작가들의 작품을 무단 학습하는 것을 막아주는 ‘웹툰 AI 임파스토’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임파스토란 물감을 두텁게 덧칠하는 유화 기법을 일컫는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은 팀네이버 컨퍼런스 ‘단(DAN) 23’에서 “최근 이미지형 생성형 AI에 많은 저작권 이슈가 있다”라며 “이런 논란이 없으면서도 실제 창작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네이버웹툰만이 가진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작가 이미지를 학습해 그 작가만을 위한 툴을 지속해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안업체를 통해 빅테크 기업들의 ‘AI 학습 데이터 무단 수집’을 막기도 한다. 미국 인터넷 보안 전문기업인 클라우드 플레어는 지난해 7월 AI 기업들이 웹사이트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수집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내놨다. AI 기업들이 타사의 웹사이트 콘텐츠를 무작위로 수집하는 것을 원치 않는 웹사이트 고객들이 많아지면서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AI가 멸종위기 야생동물도 보호한다 [선진국의 로드킬 예방정책 톺아보기] (0) | 2025.04.09 |
---|---|
항암제 판도 바꿀 ADC, 국내 제약사 개발 상황은? (0) | 2025.04.09 |
[소중한 우리나무 찾기] 갈참나무 3형제의 은밀함 (0) | 2025.04.03 |
고 장원 사건, 피해자 지위 한국에는 왜 없나 (1) | 2025.04.03 |
아빠 육아 지원에 진심인 지자체는? (1) | 2025.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