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1위 플랫폼인 트위치가 한국시장 철수를 발표한 뒤, 트위치 이용자 확보를 두고 인터넷 방송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트위치 다음으로 많은 이용자를 지녔던 아프리카 TV가 적극적으로 트위치 이용자를 흡수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새로운 플랫폼 ‘치지직’ 역시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아프리카 TV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243만 3563명, 치지직은 166만 2847명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12월에는 각각 219만 6806명, 130만 3659명이었다. 한 달 동안 아프리카는 약 24만 명, 치지직은 약 36만 명의 이용자가 증가한 것이다. 반면 트위치는 12월 290만 8641명에서 251만 6182명으로 감소했다. 철수 예정인 트위치에서 두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옮겨가는 상황인 것이다.
트위치가 오는 27일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인 만큼, 트위치에 남아있는 이용자들이 어느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시청자들의 경우 자신이 시청하는 방송인을 따라 이동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아프리카와 치지직 두 플랫폼은 트위치에서 방송을 진행하던 유명 방송인을 영입하기 위한 각종 유인책을 펼치고 있다.
‘풍월량’, ‘서새봄냥’, ‘한동숙’ 등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종합 게임 방송인들은 네이버의 치지직으로 활발하게 이주하는 상황이다. 트위치와 유사한 UI를 지녔으며, 신생 플랫폼으로 트위치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기 좋다는 점이 치지직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며 팔로워 1만 명 이상 보유 등 특정 조건에 따라 제한된 방송인에게만 방송 권한을 부여하던 치지직은 오는 19일부터 제한 없이 모든 방송인에게 방송 권한을 지급한다. 치지직은 30일 공지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권한 신청없이 방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비 수급과 서비스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라며 “많은 노력 끝에 어느 정도 구체화 및 준비가 되었고, 2월 19일(월)부터 누구나 치지직 스튜디오 접근 및 방송이 가능해진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 트위치 철수 시점 맞물려 그동안 베타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던 방송인들이 대거 치지직으로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더해 치지직은 50억 원 규모의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우선, 치지직은 스트리머에게 총 20억 원 상당의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한다. 치지직에서 활동하는 파트너 스트리머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제작 지원을 원하는 스트리머는 월 1회, 연 최대 2회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최종 선정된 스트리머는 회당 최대 2천만 원의 제작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치지직은 초기에는 파트너 스트리머 한정으로 운영하고, 지원 횟수와 대상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스트리머 참여 이벤트 개최 ▲굿즈 제작 지원 ▲네이버 내 프로모션 등 총 30억 원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했다. 스트리머 참여형 이벤트인 ‘치스티벌’ 외에도 스트리머 수익 모델 다각화를 위한 굿즈 제작 지원, 게임판, 게임 라운지 등에서의 채널 노출 기회 확대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창작자 지원 프로젝트가 인기 스트리머는 물론 잠재력 있는 스트리머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며 “앞으로도, 치지직은 스트리머와 플랫폼이 함께 성장하는 스트리밍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채로운 지원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치지직은 50일간의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문제 방송인 관리와 방송 모니터링이라는 숙제 역시 떠안게 되었다. 지난 12월 26일에는 치지직에서 베타 권한을 받아 방송을 시작한 방송인 중에 각종 논란으로 타 플랫폼에서 영구정지를 받은 방송인이 포함되며 이용자들의 구설수에 올랐으며, 지난달에는 한 방송인이 전범기 무늬의 옷을 입고 광복절 비하 발언을 하다가 시청자들의 신고에 정지당하는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는 모니터링 인력 확충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유해물을 빠르게 발견하고 차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빠르게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다듬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미 실시간 음란 이미지 필터링 기술 ‘엑스아이’, 악성 댓글 탐지 기술 ‘AI 클린봇’ 등 다양한 모니터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인터넷 방송 모니터링 수단 역시 빠르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아프리카 TV 역시 ‘우왁굳’, ‘이세계 아이돌’, ‘우정잉’ 등 대형 방송인들을 영입하며 이용자를 확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TV는 지난 12월부터 트위치와 공식 협력해 트위치 계정으로 그대로 아프리카 TV에서 로그인 할 수 있도록 하고, 트위치에서 구독하던 방송인의 구독 역시 아프리카 TV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팔로잉과 누적 시청자 등의 정보 역시 트위치에서 그대로 연동시킬 예정이며, 트위치에서 이전한 방송인의 경우 트위치 계정 연동 시청자에게 방송이 우선 노출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리브랜딩 역시 추진한다. 아프리카 TV는 글로벌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숲)’의 베타 버전을 올해 2분기 내 론칭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SOOP’은 모든 구성 요소들을 아우르는 ‘숲’ 생태계처럼, 다양한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콘텐츠로 소통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뜻한다. 기술 혁신을 통해 방송인, 이용자, 파트너사 모두가 자유롭게 참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하고 포용적인 방송 커뮤니티 문화를 형성하고,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스트리밍 사업 선순환 구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아프리카TV는 글로벌플랫폼 SOOP 론칭 이후, 3분기 내에 아프리카TV 플랫폼의 국내 서비스명도 SOOP으로 변경하고 BI, UI, 도메인, 디자인 등 서비스 전반적인 부분을 점차 개편해나갈 계획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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