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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도 규제?, K-반도체 영향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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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시 반도체와 컴퓨터 칩을 만드는 데 있어서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조 바이든 미 대통령 공식 엑스(X) 계정 갈무리
 

[이코리아] 미국과 일본이 오는 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레거시 반도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일 양국이 포함된 주요 7개국(G7)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 협력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반도체 조달에서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명기할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미일은 정상회담에서 레거시(legacy·범용) 반도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일 양국이 포함된 주요 7개국(G7) 등 뜻을 같이하는 국가와 협력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이런 방침을 따르는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상은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반도체 공급망 강화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레거시 반도체는 첨단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지만 전자제품, 자동차, 국방 분야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레거시 반도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갈수록 중국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시장 점유율이 31%인 중국의 범용 반도체 제조 역량이 2027년까지 약 39%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견제해온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 등 중국의 범용 반도체 생산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등 규제망을 강화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미일 정상이 반도체 공급망을 논의하는 데 대해 “각국이 반도체 조달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 무역을 제한해 상대국에 압력을 가하는 '경제적 위압'에 노출될 위험이 커진다는 위기감이 그 배경”이라며 “미일 정상이 경제적 위압을 문제로 보고 결속해 대항해 나갈 자세를 선명하게 한다”고 해석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이 한국과 독일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중국의 기술 접근을 제한하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미국의 조치와 유사한 수준으로 강화할 것을 요청한 것이 골자로, 로직 반도체의 경우 14나노미터(nm), 메모리의 경우 18nm 이하의 칩 수출 제한에 해당한다. 이어 한·일·미 고위급 인사들이 오는 6월 말 만나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블룸버그 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논평을 거부했다. 3일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경제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주요국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와 더불어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구축의 필요도와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증한다. 우리 기업들도 미국에 레거시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조치가 구체화되는 경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우리 반도체 산업의 근간을 뒤흔들 만한 이슈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해당 보도는 작년부터 언급돼 왔던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내용으로, 국내 주요 생산업체들은 해당 수준에서 이미 대응 중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생산업체 및 소부장의 경우 해당 수준에서 이미 대응 중”이라면서 “현재 수출 장비는 제재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19~20nm 용으로 구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 돌이켜보면, 제재 관련 보도로 인한 우려 확대가 있었으나 이를 감안해왔던 소부장들의 판매 전략 등으로 실질적 펀더멘털 훼손은 미미했었다”면서 “향후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라 복잡한 셈법이 필요할 수도 있으나, 여러 이해관계를 감안할 때 급진적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8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의 주력 제품은 메모리 반도체이며, 모두 첨단이다. 레거시는 거의 없는 상황이고, 이미 저렴한 레거시 반도체를 중국에서 많이 사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레거시 반도체를 제일 많이 만들고 사용하는 게 중국이고, 레거시의 경우 이미 (기존의) 들어있는 장비로 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선진국들이 지금에 와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레거시 반도체를 만든다, 이런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할 만한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실현 가능성은 두고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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