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최근 이용자들에게 광고 노출 빈도를 확대하는 동시에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도 함께 인상하며 무료 이용자와 유료 구독 이용자 양쪽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의 1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유튜브를 중심으로 구글의 구독 서비스는 올해 1분기에 18% 성장했으며, 유튜브의 구독자 수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의 TV 스트리밍 서비스는 800만 명의 사용자를 돌파했으며 유튜브 뮤직과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역시 1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또 구글의 광고 사업은 올해 1분기에 21% 성장했다.
한편 유튜브는 계속해서 무료 이용자에게 더 많은 광고를 노출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번에는 이용자가 영상을 일시 정지할 때마다 광고가 노출되는 '일시 정지 광고'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즈모도 등 외신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해 봄부터 스마트TV 등 일부 기기에서 일시 정지 광고를 실험했다. 일시 정지 광고는 스마트 TV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도중 영상을 정지하면 영상의 크기가 줄어들고, 영상 옆에 광고가 나타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구글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일시 정지 광고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관측했다. 필립 쉰들러(Philipp Schindler) 구글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실적발표에서 "1분기에는 사용자가 콘텐츠를 일시 정지할 때 표시되는 방해되지 않는 새로운 광고 형식인 ‘일시정지 광고’를 실험적으로 커넥티드 TV에 도입함으로써 강력한 견인력을 얻었다."라며 "초기 결과에 따르면 일시 정지 광고는 강력한 브랜드 상승 효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광고주로부터 프리미엄 가격을 거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글이 일시 정지 광고를 모바일이나 PC 등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튜브는 지난해 블로그에 광고주를 대상으로 올린 게시글에 일시정지 광고에 대해 “이용자가 동영상을 일시 정지하는 특별한 순간을 포착해 인지도와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시청자에게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며 브랜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유튜브의 광고 확대가 과다하다는 비판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유튜브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광고 약관을 변경해 유튜브의 모든 영상에 광고를 붙이기 시작했다. 또 지난 2022년 9월에는 무료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광고를 2개에서 5개로 늘리는 ‘범퍼 광고’의 도입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를 인상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멤버십은 월 10,450원에서 14,900으로,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멤버십은 월 8,690원에서 11,990원으로 인상되었다. 각각 42.6%, 38.0% 가량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사실상 영상 스트리밍 시장을 독점한 유튜브가 과도하게 사용자 경험을 훼손해가며 수익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무료 이용자를 대상으로 광고 노출 빈도를 늘리면서 광고 수익을 확대함과 동시에, 광고 없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도 함께 인상하며 양쪽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2년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의 유튜브 이용률은 88.9%에 달한다. 유튜브가 사실상 국내 영상 재생 플랫폼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가격 인상과 광고 노출 확대가 이어져도 대체재가 없어 이용자가 이탈하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지난 1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 입법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공감하며 유튜브 등 거대 플랫폼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을 인상하며 해외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에서만 한번에 40% 넘는 인상률을 책정해 과도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온다. 이는 시장이 집중되면서 다른 선택지가 없는 데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플랫폼에서 경쟁환경을 조성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연히 영향력 있는 해외 플랫폼들도 규제의 대상에 들어가 동일하게 국내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입법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며 공정위가 입법중인 플랫폼법이 구글 등 해외 플랫폼도 효과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의 모회사 구글이 광고 판매자와 중계자 역할을 모두 맡은 상태에서 디지털 광고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세계 각국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이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불공정 행위를 벌였는지의 여부와 자사 광고 플랫폼 이용을 강제했는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또 지난해 1월 미국 법무부는 구글이 반독점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으며, 유럽에서도 32개 미디어그룹이 구글의 온라인 광고시장 독점을 문제삼아 21억 유로(약 3조 1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에는 EU가 구글 광고사업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하며 구글이 일부 광고사업을 매각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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