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 2일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이천 본사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세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의 초격차 기술력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증권업계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전망하면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12일엔 장중 19만 1400원까지 치솟으며 연일 최고가를 갱신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9만 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증권은 지난 19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가 대만 TSMC와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26년 양산 예정인 ‘HBM(고대역메모리)4’를 TSMC와 협력해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한 날이다.
피터 리(Peter Lee) 씨티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TSMC와 손잡고 로직과 메모리 통합을 적극 준비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HBM4(6세대 HBM)에서 베이스다이의 중요성이 커지고 향후 로직&메모리 3D 적층 구조 채용 가능성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SK하이닉스와 TSMC의 파트너십을 통해 SK하이닉스의 HBM4 리더십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씨티증권에 비하면 낮지만, 국내 증권사들의 SK하닉스 목표가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나온 SK하이닉스의 목표가 상향 보고서는 총 22개에 달한다. SK증권은 지난 3월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2만원으로 조정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4월 15일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올렸다. 한동희 연구원은 “인공지능(AI)관련 고성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반등에 따라 낸드 가격 반등 폭과 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낸드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주가 전망이 밝은 이유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 시장의 50%를 점해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 IT 시장조사기관 욜 그룹이 발표한 HBM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HBM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0% 성장한 141억달러(약 19조원)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약 40% 성장한 199억달러(약 27조원), 5년 후인 2029년에는 377억달러(5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HBM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올해 HBM은 이미 솔드아웃됐고, 내년 역시 거의 판매가 완료됐다”라며 “세계 최고의 고객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에는 양산할 계획이다. 곽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HBM 수요 성장률이 연평균 60%에 달할 것”이라면서 “HBM4 이후에는 고객사들의 맞춤형 요구가 증가하면서 점점 수주형 성격으로 바뀌고 (HBM) 공급 과잉 리스크가 줄어 들 것”이라며 일각에서 나온 HBM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오히려 “올해 이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수의 증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작년보다 더 수요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시장도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 20조원 이상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하다고로 전망한다. 흥국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2024년 연간 매출액으로 66조3540억원, 영업이익 20조1260억원을 예상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5년 SK하이닉스가 연간 매출액 74조9900억원, 영업이익 22조2270억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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