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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K주가 요동, 개미는 줍줍... 외국인은 차익 실현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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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이후 SK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상승을 노리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신중한 투자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지난 30일 SK 주가는 전일 대비 1만3400원(9.26%) 상승한 15만8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SK 주가는 장 중 14만3200원까지 하락했으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2심 결과가 나온 오후 2시 이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16만7700원까지 급등했다가 15만원 후반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SK 주가가 상승한 것은 항소심 판결이 노 관장에게 유리하게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 재산분할로 1조3808억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의 가치 증가나 경영활동 기여가 있다”라며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 때문에 위자료 및 재산분할 금액이 지난 2022년 1심(위자료 1억원, 재산분할 665억원)보다 20배 넘게 늘어나게 됐다.

 

시장에서는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하는 만큼 주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유 중인 SK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경우, 주가가 높을수록 지분을 적게 팔고도 필요한 재산분할금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최 회장이 SK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더라도, 추가 담보 설정이나 반대매매의 위험을 피하려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방어해야 한다.

 

최 회장의 보유 지분이 줄어들고 노 관장이 지급받은 재산분할금을 통해 SK 지분 매입에 나설 경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분쟁 당사자들의 주식 매입 경쟁이 벌어지거나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측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펼치게 되면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지난해 초 7만원대를 횡보 중이었으나,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주가가 3월 중 16만원대까지 오른 바 있다. 한진칼 또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KCGI·반도건설 3자연합 간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됐던 지난 2020년 주가가 4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SK 또한 이 때문에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SK 주식을 항소심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29일 197억원, 항소심이 열린 30일에는 195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SK 주식을 318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530여억원 주식을 매각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이 주가에 상승 동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은 단기 이벤트인만큼 분쟁이 마무리되면 주가가 급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 실제 SM과 한진칼 주가는 현재 경영권 분쟁 당시 최고가 대비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계속되더라도 주가가 꾸준히 오르지는 않는다. 사측이 지분 매입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자사주를 외부 세력에게 매각하거나 신주를 발행해 유통 주식이 늘어나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 또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사업 확장 및 투자 기회를 놓쳐 실적이 악화될 우려도 있다. 실제 최대 주주 영풍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우 지난 2022년 11월 주가가 68만원대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신주 발행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해 현재는 50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SK 주가는 31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2400원(1.52%) 오른 1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이후 급등 중인 SK 주가가 언제까지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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