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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 전영현 취임 첫 메시지, 제2의 반도체 신화 쓸까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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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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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새 수장을 맡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이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고 주문했다.

 

영현 부회장은 DS부문장을 맡은 지 9일 만인 지난 2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첫 취임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전 부회장은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고 있던 전 부회장을 DS 부문장으로, 기존 DS 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각각 임명하는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그 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연간 14조88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삼성전자 DS부문은 전 방위적인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뺏기는 등 30년간 '부동의 1위'였던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또 파운드리는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시스템LSI(비메모리) 사업도 고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DS 부문이 중심이 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선언을 했다. 

 

전 부회장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저를 비롯한 DS 경영진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 부회장은 지난 21일 업무 시작 이후 사업 방식과 조직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화되는 AI 시대를 맞이해 위기를 기회로 발판삼아 시장을 선도하며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전 부회장은 “지금은 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한다면 AI 시대에 꼭 필요한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전 부회장이 당면한 큰 과제는 엔비디아 공급망(HBM) 진입이다. 따라서 전 부회장은 우선 HBM 신제품 개발, 수율 향상에 주력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실적 개선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 파운드리 분야의 실적개선을 이뤄내야 할 책임도 있다. 최근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사의 차세대 제품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3나노급 반도체를 도입하겠다고 시사하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6월 12~13일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로드맵과 사업전략 및 AI와 관련된 파운드리 기술을 집중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전 부회장은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며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반도체 사업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D램 시장에서 세계 1등자리를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기술통'으로 알려졌다. 

 

LG반도체 책임연구원으로 메모리 시장에 입문한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로 입사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시절에는 세계 최초로 20나노미터(nm) 이하 미세공정 개발을 성공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전영현 부문장은 KAIST 전기전자공학 석·박사의 메모리 엔지니어 출신으로 보수적 성향의 기존 DS 부문장과 달리 신 기술의 선제적 개발과 기술 경쟁력을 최우선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향후 HBM 중심의 메모리 신제품 개발과 2·3 나노 파운드리 선단 공정 수율 개선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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