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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국정브리핑을 열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2월 그동안 축적된 동해 탐사 데이터를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 기업인 미국의 액트지오사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으며, 그 결과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또 유수 연구기관과 전문가의 검증도 거쳤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자원은 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 넘는 규모이며, 심해 광구로는 남미 다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는 설명이다.
석유 탐사의 단계는 크게 물리 탐사, 탐사 시추의 단계를 거친다. 먼저 석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지형에서 인위적으로 충격파를 발생시켜 지하구조를 파악하는 물리 탐사의 과정을 거친 뒤, 유망구조가 확인되면 석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파악하는 탐사 시추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만약 생성된 석유가 해당 구조로 이동하지 않았거나 구조에 누수가 있어 석유가 축적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탐사에 실패하게 되는데, 미국 멕시코 만의 경우 성공 확률이 25%, 국내 기업의 해외 석유탐사의 경우 성공률이 12% 내외이다.
이번 발표의 경우 석유 탐사의 첫 번째 단계인 물리 탐사 과정만을 거친 것으로, 석유가 실제로 존재는지의 여부와 정확한 매장량을 파악하고 채산성을 파악하는 후속 탐사의 단계를 거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진행해 시추 성공률이 20% 정도이며, 이는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또 안덕근 산자부 장관은 향후 탐사 시추를 통해서 보다 정확한 규모와 위치를 확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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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원유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가 채굴에는 실패로 돌아갔던 사례를 들어 이번 발표 역시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75년부터 박정희 대통령은 포항 영일만 일대에서 석유 탐사를 진행했으며, 영일만 인근 공구에서 검은 액체를 발견하자 이를 두고 1976년 1월 15일 연두 기자회견에서 영일만에서 석유를 발견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발견된 액체는 원유가 아닌 경유 함유량이 높은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석유 탐사 역시 기술적 한계와 경제성을 이유로 중단되었다. 시추 작업은 중앙정보부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시행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시추과정에서 화강암이 계속 나오자 원유매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중단할 것을 건의했다. 하지만 중동발 오일쇼크를 겪은 박대통령에게 산유귝을 향한 집념은 컸다. 그렇게 해서 영일만 일대에서 무려 11개의 시추공을 뚫었고 원유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이후 한국석유공사가 1998년 포항과 멀지 않은 울산 앞바다에서 500만 톤 규모의 동해 가스전을 발견해 2004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가 2021년까지 가스를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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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발표에서 물리탐사 자료의 심층분석을 수행한 액트지오(Act-Geo)사에 대해서도 누리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을 진행한 이후 액트지오사의 누리집에 관심이 쏠리며 접속자가 폭주해 현재는 접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누리집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텍사스에 위치한 에너지 컨설턴트 회사로 세계 각국의 석유 및 가스 회사, 정부 기관과 대학에 지구과학 분야 컨설팅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엑손모빌, 토탈 등 주요 석유기업과도 협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액트지오가 자사 누리집에 게시한 지도를 확인해보면 액트지오가 의뢰를 수행한 지역 중 한국의 동해 부분이 표시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액트지오는 빅터 아브레우(Victor Abreu) 박사가 설립한 ‘아브레우 컨설팅’이 그 모체다. 액트지오의 설립자 빅터 아브레우 박사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슨모빌에서 탐사 팀의 리더로 근무하며 남미 가이아나 지역의 리자-1 유정 외에도 카스피해, 가나 지역에서 석유 탐사를 주도했다. 또 텍사스 휴스턴에 위치한 라이스대학교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국제퇴적학회의(IAS) 의장과 퇴적지질학회(SEPM) 회장 등 지질학 관련 학술 단체의 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1975년 당시에 박 대통령이 "석유가 나왔다"고 연두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지역과 오늘 윤 대통령이 발표한 지역은 모두 포항 영일만 일대다. 약 반세기 전 경제성이 낮다고 포기한 지역인데, 다시 원유 매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 것은 탐사 기술 개발의 진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추정만 있을 뿐, 시추로 확인된 것은 아닌만큼 차분하게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참고자료- GS 칼텍스 뉴스레터 [에너지학개론 제22강. 우리나라의 석유 개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2019 (https://gscaltexmediahub.com/energy/study-south-korea-oil-development-201912/)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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