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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누가 돈 되나, 외국인 투심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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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상장주식 순매수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상장주식 1조529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외국인 순매수세가 7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바이코리아’(Buy Korea) 행진은 계속됐지만, 매수 규모는 줄어들어 외국인 투심이 냉각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 2월 7조3750억원까지 불어났으나 이후 3월 5조1020억원, 4월 2조6260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조원대로 줄어든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한국거래소 자료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지속된 것도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상장주식 9541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제’ 기준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거래 자료를 취합하는 금감원과 달리 한국거래소는 ‘체결’ 기준으로 집계하는데, 주식거래 2거래일 뒤 대금이 체결되는 시스템 상 두 기관의 자료에도 2거래일 만큼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금감원 자료에는 4월 29~30일 이어진 5600억원 규모의 외국인 순매수가 반영되면서 매수세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난 것. ‘체결’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미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매도’로 포지션을 전환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심이 식어가고 있지만 반도체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매수 규모만 1조5088억원에 달한다. 이는 HD현대일렉트릭(3372억원), 두산에너빌리티(3023억원) 등 외국인 순매수 상위 2~6위 5개 종목의 전체 매수 규모를 더한 것(1조4156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 주식을 2조5811억원 매도했는데, 이는 순매도액 1위에 해당한다. 이는 순매도 상위 2~20위 종목의 매도액을 모두 더한 것(2조59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가 엇갈린 반응을 보인 것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논란 때문으로 보인다. 여러 개의 D램을 수직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HBM은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시장 주력 제품인 4세대 HBM의 90%를 점유할 정도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 3사 중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시작했고, 지난 3월부터는 5세대 HBM도 독점 공급하기 시작했을 정도로 HBM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해 다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19년 HBM 연구개발팀을 해체하는 등 HBM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과소평가했다가 최근 경쟁에서 뒤처진 모양새다. 

 

이 때문에 외국인도 SK하이닉스의 성장성을 주목해 투자를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한 지난 5월 SK하이닉스 주가는 17만3600원에서 18만9200원으로 1만5600원(9.0%)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주가가 7만8000원에서 7만3500원으로 4500원(△5.8%) 하락했다.

 

다만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가 HBM 퀄테스트(품질검증)에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6월 들어 외국인 투심이 방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3~7일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205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분기부터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하였고, 2분기말부터 매출액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며, 12단 제품은 하반기부터 공급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이어 “연말에 HBM3E 제품이 주력이 되기위해서는 NVIDIA에 본격적으로 납품해야 가능한 목표”라며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12단의 기술 우위를 증명할 경우 주가는 재평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은 이 부분에 대한 검증은 필요해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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