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산학협력을 통해 AI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통한 미래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정부 당국·업계에 따르면 AI 도입기업이 지난 4년간 2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개발원이 지난 3월 발간한 'KOSTAT 통계플러스'에 따르면 국내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중 한 가지 이상을 개발·활용하고 있는 기업의 수는 4년 만에 89.7% 급증했다. 이는 2017~2021년 국내 50인 이상·자본금이 3억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 도입 영향 요인' 분석 결과다.
특히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술 AI의 경우 개발·활용 기업 수가 2017년 174개사에서 2021년 539개사로 209.8% 급증했다.
기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고용규모가 큰 대기업일수록 AI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연구개발비와 무형자산 투자가 많을수록 도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AI가 사회에 녹아들면서 기업과 대학 간 협력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오픈AI의 GPT-3와 같은 초대규모 AI 모델이 두각하면서 미래인재 양성 등 중장기 프로젝트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학 협력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먼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분야 기술 및 제품 경쟁력 확보와 인재 양성을 위해 서울대학교와 'AI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여 산학협력을 이어나간다.
삼성전자와 서울대학교는 17일 서울 관악구 소재 서울대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AI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날 협약식에는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 전경훈 사장, 삼성리서치 Global AI센터장 김대현 부사장, 서울대 공과대학 김영오 학장, 공과대학원 협동과정 인공지능전공 강유 주임교수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DX부문과 서울대 공과대학 대학원 협동과정 인공지능전공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AI 공동연구센터에서 향후 3년간 AI 최신 기술 분야에 대한 산학협력 연구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양측은 '온 디바이스 AI', '멀티모달(Multi-Modal) AI' 등을 위한 세부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 S24에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실시간 통역, 포토 어시스트 등 다양한 AI기술을 탑재했으며 비스포크 AI, AI TV 출시 등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분야에서 서울대와의 산학협력을 통해 AI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제품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과제에 참여하는 석·박사급 연구원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 양성 및 확보를 위한 채용 연계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전경훈 사장은 “서울대와 삼성전자 간 AI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을 통해, 삼성전자가 AI 분야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AI 미래 연구분야에 우수 인재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공과대학 김영오 학장은 “서울대와 삼성전자가 서로간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약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아갈 것이며, 두 기관이 AI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해부터 TV 소프트웨어(SW) 분야 우수 인재 양성과 확보를 위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2023년 서강대학교와 컴퓨터공학과 내 ‘커넥티드 플랫폼 이론과 실제(캡스톤디자인)’ 강의(LG전자 TV SW 강의)를 신설, 운영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스마트TV 임베디드 플랫폼인 webOS 생태계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00개 이상의 TV 브랜드가 webOS를 선택하고 있으며, webOS가 지원하는 앱의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500개 이상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신설된 LG전자 TV SW 강의에는 LG전자 이강원 TV SW개발담당 상무를 비롯한 HE연구소 임직원들이 직접 강의에 참여해, 보다 실질적인 이론 학습과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을 선보인다.
해당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 플랫폼 환경에서 각종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시켜볼 기회가, 회사 측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재를 실무에 조기 투입해 빠른 전력화가 기대된다는 것이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LG전자 TV SW 강의는 컴퓨터공학과 제1전공 및 복수전공 3~4학년생을 대상으로 한다. 학교 측은 해당 과목의 학업 우수자를 LG전자에 추천할 수 있다. LG전자는 추천 인원들 중 R&D학부 산학장학생 채용 프로세스에 부합한 수강생을 선발, 산학장학금을 지원한다.
한편, LG전자는 지난해부터 TV 소프트웨어 분야 맞춤형 인재 확보와 양성을 위해 연세대학교와도 상호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LG전자는 TV 플랫폼·서비스의 고도화 차원에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산학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세종대학교 메타버스융합대학원과 함께 글로벌 인공지능(AI) 및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산학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SKT는 혼합현실(XR) 특화 팀 스튜디오의 설립 및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종대와 XR 구현이 가능한 대형 LED월 장비를 갖춘 버추얼 스튜디오를 학내에 공동 구축하게 된다.
또한, 양측은 구축되는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해 다양한 AI · XR 분야 교육과 공동 연구 등 산학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네이버는 KAIST와 2021년 5월 AI 분야 연구 발전과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KAIST-네이버 초창의적 AI 연구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3년간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기반으로, KAIST 교수진 10여명과 네이버 및 KAIST의 AI 연구원 1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강결합 산학협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연구센터에서는 초대규모 AI를 활용해 누구나 고품질의 창의적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게 돕는 '초창의적 AI' 기술을 연구한다.
정부도 국내 기업·대학과 생성형 AI 분야 고급 인재양성을 위한 협업에 지원을 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필요로 하는 생성AI 전문인력을 적시 공급하기 위해 추진하는 생성 AI 선도 인재양성 사업에 올해 2개 기관을 신규 선정했다.
이 사업에는 올해 과제당 17억5000만원씩 총 35억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생성AI 선도 인재양성 사업은 주관 연구개발기관인 생성AI 기업이 주도해 시장 및 공공 분야의 생성AI 서비스 기술수요 조사를 통해 연구 주제 및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여러 국내 대학이 참여하는 연구팀을 구성해 공동연구를 통해 생성AI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핵심 고급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생성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대학에 연구용 API와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술개발과 문제해결에 필요한 연구지도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에 선정된 각 컨소시엄은 2개 이상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발굴·추진해 석·박사 과정 학생을 양성함은 물론, 우수연구자를 선발해 기업에 파견하는 계획 등 차별화된 운영계획을 제시했다.
바이브컴퍼니는 자사의 생성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연구자가 자유롭게 생성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고 연구에 필요한 API와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업수행 경험을 통해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에서 요구하는 생성AI 수요를 반영해 연구 주제를 도출하고, 고려대, 서울대, 국민대, 연세대와의 연구협력을 통해 그 결과물을 서비스화하는 등 산학협력을 통한 생성AI 고급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포티투마루는 자사의 생성AI 파운데이션 모델 솔루션을 제공하고, AI 컴퓨팅 자원 및 연구 인프라를 지원한다. 성균관대, 부산대, UNIST, 인하대와 공동으로 의료, 교통, 물류 등 특화 분야를 기반으로 한 산업 융합형 멀티모달 생성AI 기술을 개발하고, 유기적 산학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생성AI 고급인재를 양성할 방침이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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