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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급부상 두고 'AI 버블' 위기론과 낙관론 교차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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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최근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가치를 추월해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서는 등 AI 수혜 기업들이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증권가에서 AI 기업들이 급부상하는 현 상황이 지난 2000년 당시의 '닷컴 버블' 사태와 유사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다수의 전문가는 90년대 후반 IT산업의 급성장으로 주가가 10배 넘게 오르며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다가 버블 붕괴로 주가가 원상 복귀된 시스코의 사례를 들고 있다. IT분야에 필수적인 네트워크 장비를 판매하던 시스코의 모습과 현재 AI 산업의 필수품이 된 반도체를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엔비디아의 모습이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어도비, 인텔과 그 외 지난해에 급상승했던 각종 AI 스타트업의 주가가 올해 들어 주춤하다는 점 역시 이런 주장에 힘을 보탠다.

 

17일 닐 시어링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경제학자는 "향후 18개월 동안 인공지능(AI)에 대한 열정으로 인한 거품이 부풀어 오르면서 미국 주식이 다른 나라 주식보다 계속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주식 시장에 불균형적인 혜택을 줄 것이다."라며 “그러나 AI 거품은 결국 터질 것이기 때문에 주식 랠리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는 미국 주식 시장의 뛰어난 성과가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AI 버블이 사라지게 되면 2008년 이후 미국 주식 수익률 상승을 유발하던 요소가 대부분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시어링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지배력이 끝나지 않은 것처럼, AI 버블의 종말 역시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혔다.

 

‘인구 절벽’의 저자로 유명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금융 저술가 해리 덴트는 전반적인 시장 대폭락과 함께 엔비디아의 주가 역시 급격한 하락을 겪을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최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의 거품이 아직 터지지 않았으며, 내년 중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이 대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S&P 지수는 고점 대비 86%, 나스닥 지수는 92% 하락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2008년에 발생한 것보다 더 큰 붕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AI 버블이 터진다면 닷컴 버블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에릭 고든 미시간대학교 교수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넷 시대의 개척자는 대부분 소규모 스타트업이었지만, 현재 AI 경쟁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과 같은 거대 기업이 뛰어들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든은 “그들은 수십억 달러를 잃어도 파산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 주식시장 가치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기금과 퇴직 포트폴리오의 중심이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AI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기에는 학습시킬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영국의 과학 매체 뉴사이언티스트는 오는 2026년에 언어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AI 챗봇의 발전이 정체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내놓기도 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로머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AI 열풍이 이전 가상화폐 열풍의 반복일 뿐이며, 사람들이 AI의 미래에 대해 너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로머 교수는 AI가 지난 몇 년 동안은 크게 발전했으나,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계속 발전하기에는 사용할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2년 안에 사람들은 AI가 거품이었으며, 단기적인 잠재력을 과대평가했을 뿐이라는 데 광범위한 동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엔비디아 누리집

 

반면 낙관론도 나온다. 현 상황은 이전의 닷컴 버블에 비해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닌 우량기업들이 많은 상황이며, AI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 더 성장할 요인이 많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미국, 중국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국가 단위의 AI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기업과 국가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AI 기술에 대한 수요는 붕괴하기는 커녕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존 챔버스 전 시스코 CEO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AI 붐은 이전의 인터넷 버블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챔버스는 “현 상황은 이전과 변화의 속도가 다르고, 시장의 규모가 다르고, 가장 가치 있는 기업에 도달한 수준 역시 다르다.”라며 AI 시장은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합친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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