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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내외 ESG펀드 투자 둔화 추세, 수익률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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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국내 ESG 주식형 펀드 설정액 및 수익률 추이.(단위: 억 원, %) 자료=에프앤가이드

 

기후변화로 인해 커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1일 ‘최근 ESG 펀드 투자 둔화 배경 및 전망’ 보고서를 내고 “기후변화 위기로 인해 주목받던 ESG 투자는 2021년 이후 둔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주식펀드를 중심으로 유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올해 순유출로 전환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 자금은 올해 들어 지난 5월 기준 5080억 달러 늘어난 반면, ESG 펀드는 오히려 102달러가 순유출됐다. 특히, 채권형보다 주식형 ESG 펀드에서 자금이 상당 규모 빠져나가고 있다. 주식형 ESG 펀드의 월간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44.4억 달러에서 올해 4월 129.5억 달러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 국내외 ESG 투자 둔화, 이유는?

 

보고서는 ESG 펀드에 대한 투자가 둔화된 이유로 ▲ESG 투자수익률 하락에 따른 관심도 감소 ▲ESG 투자에 대한 비용 및 예산 문제 심화 ▲반(反)ESG 정치적 압력 증가 등을 꼽았다. 엔비디아 등 AI 관련 소수 대형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ESG 관련 종목들의 투자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또한, ESG 투자는 중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으로 목표로 하기 때문에 초기 설립비용이 높은 편이라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데, 최근 거시 정치경제적 조건은 ESG 투자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ESG에 대한 피로감과 반발 정서도 ESG 펀드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미국 공화당은 지난해 ESG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고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기 위해 각 주에서 수백건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보고서는 “민주당(미국) 및 중도파(유럽)가 주도해온 ESG 정책에 대한 거부감 및 피로감이 확대되고 있으며, 미 공화당 등은 ESG 반대 소송, ESG 관련 투자 철회 등을 통해 에너지 전환이 지연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설정액은 3조9853억원으로 1년 전(4조4485억원)보다 4632억원(△10.4%) 감소했다. ESG 투자가 가장 활성화된 2021년 5.5조원 규모였던 SRI 투자는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출되는 모양새다. 

 

ESG 주식형 펀드 또한 2022년 6월 한때 1조7974억원까지 설정액이 늘어났으나, 25일 현재는 1조1344억원으로 감소한 상태다. 그나마 채권형 펀드가 2조원 안팎의 설정액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 ESG 펀드, 장기 수익률은 시장 상회

 

다만 ESG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가도 해서 ESG 펀드의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률이 부진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증시에서 ESG 펀드의 수익률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고 있다. 

 

실제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ESG 펀드 전체와 국내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 수익률은 각각 2.3%, 2.5%로 코스피와 코스피200을 밑돌았다. 대형주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대형주 보유 비중이 낮은 ESG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했던 것. 

 

하지만 국내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의 3년 누적수익률은 △1.21%로 코스피와 코스피200을 각각 6.38%p, 6.83%p 상회했다. 서스틴베스트는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 투자종목 선정에 ESG 전략을 활용한 펀드들은 ESG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펀드들보다 적은 손실을 기록했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하방 방어에 ESG 펀드 투자가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탄소 다배출 산업·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양함으로써 기후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ESG 펀드의 목적도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가 지난해 하반기 국내주식형 ESG 펀드 57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포트폴리오 가중평균 탄소집약도(WACI)는 100만원당 0.1747톤으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코덱스200(100만원당 0.1879톤)보다 낮았다.  국내 ESG 펀드가 코덱스200에 비해 탄소다배출 기업에 대한 투자를 덜 했다는 것. 

 

또한, 높은 ESG 성과는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주식형 ESG 펀드의 ESG 점수와 코덱스200 대비 3·6·12개월 초과수익률 간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서스틴베스트는 “펀드의 ESG 성과가 우수한 경우 펀드의 수익률이 뛰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라며 “다만 이러한 특성이 일반화될 수 있을지는 장기에 걸쳐 확인이 필요하며, 향후 ESG펀드의 수가 증가하고, 장기 수익률 데이터가 쌓인다면 ESG성과와 수익률 간의 관계도 명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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