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비만치료제 개발에도 훈풍이 불어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26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업 아이큐비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780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2019년 1341억 원 규모에서 연평균 7.3% 성장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110억 달러(약 15조3000억 원) 규모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 세계 가장 큰 비만약 시장은 미국으로, 뒤를 이어 브라질, 호주 순이다.
현재 국내 비만약 시장은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가 각각 37.5%, 19.9%의 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8년 국내 발매된 삭센다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로 허가 받은 세계 최초 비만치료제다.
노보 노디스크가 24일(현지시간)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치료제 ‘오젬픽’의 공급 확대를 위해 미국에 41억 달러(약 5조6900억 원)를 투자해 새 생산시설 건설하겠다고 발표하자 전일인 25일 한미약품(+2.01%) 등 관련주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치료제 시장도 빠르게 크고 있다.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또한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만성질환자 증가, 과체중 및 비만율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치료제 시장도 2022년 1700억 원에서 2030년 약 7200억 원 규모로 급격히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허가했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같은 계열인 GLP-1 유사체다.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는 작년 6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약으로 GLP-1과 GIP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차세대 GLP-1 유사체다.
세계 유수의 비만 치료제가 국내에 속속 상륙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들도 급성장하는 시장에 맞춰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GLP-1 작용제 기반 비만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국내 선두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GLP-1은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는 삭센다, 위고비와 같은 계열이다.
최근 한미약품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들이 세계적 권위의 당뇨학회서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25일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HM15275'의 동물 대상 비임상 연구에서 약 40%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 21∼24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HM15275는 식욕 억제를 돕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GIP), 에너지 소비를 촉진해 체중 감소 효과를 내는 글루카곤(GCG) 등 3개 수용체의 작용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삼중 작용제다.
한미약품 측은 “기존 GLP-1 기반 약물 '세마글루타이드' 등은 비만 치료 임상에서 약 15∼20% 수준 체중 감량 효과를 내는 데 그쳤다"며 "차세대 비만신약을 처음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HM15275는 앞서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4월부터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과 관련해 미국에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지난 1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임상 1상 계획을 승인받았고, 내년 상반기 종료 예정이다.
임상은 크게 두 부분으로 진행되는데 먼저 비만 환자와 건강한 성인 45명을 대상으로 DA-1726이나 위약을 한 차례 투여하고, 다음 단계에선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4주간 반복 투여할 예정이다.
동아에스티 측은 “DA-1726는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말초 기초대사량 증가를 통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에서 다른 비만치료제 성분에 비해 우수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지난 5월 중국 바이오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이하 ‘사이윈드’)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유사체 ‘에크노글루타이드(XW003)’의 국내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라이선스 및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HK이노엔은 사이윈드에 계약금과 단계별 기술료 외에 출시 후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를 지급하고, 에크노글루타이드의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HK이노엔이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유사체다. 주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현재 중국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앞서 중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임상 2상에서 혈당강하 및 체중감량 효과와 함께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은 이번 계약에 따라 에크노글루타이드에 대해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3상을 동시 추진할 예정이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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