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잦아진 난기류에 대비해 항공사의 서비스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이달부터 모든 중·장거리 노선 여객기의 객실 서비스 종료 시점을 착륙 40분 전으로 바꾼다.
대한항공은 항공기가 고도를 낮추는 시점에도 본격적인 착륙 준비 전까지는 기내식과 음료 등을 탑승객에게 주는 객실 서비스를 해왔다. 하지만 난기류 증가에 따라 승객과 승무원의 부상 방지를 강화하기 위해 객실 서비스 종료 시간을 지금보다 최대 20분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도 간 큰 온도차이로 인한 상승기류 발생이 빈번해지는 실정으로, 하강 구간에 들어서는 시점부터 승무원들이 안전 관련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갑작스런 난기류에 대비한 안전 수칙 준수도 강조했다.
예상 가능한 난기류 지역을 통과할 경우 기내에는 신호음과 함께 '좌석벨트 착용(Fasten Seat Belt)' 표시등이 켜진다. 이 때 모든 승객들은 반드시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 지체 없이 착석 후 좌석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좌석벨트 표시등이 점등되어 있을 경우 난기류 지역을 지나고 있다는 의미이니 만큼, 조금 불편하더라도 화장실 사용은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또 휴대 수하물은 선반 안에 넣어두거나 앞좌석 아래 공간에 두어야 한다. 수하물을 지정된 장소에 보관하지 않을 경우 기체가 흔들릴 때 수하물로 인해 다칠 위험이 있다.
난기류 증가 추세에 대비해 대한항공은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실제로 난기류는 최근 지속적으로 발생 증가 추세다. 2019년 1분기 대비 2024년에 난기류 발생 수치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항공기가 고도를 낮추는 시점에 고도 간 큰 온도 차이로 인한 상승기류 발생이 빈번해지는 실정이다.
지난해 과학저널인 ‘지구물리학 연구 레터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979년과 2020년 사이에 예측이 어려운 청천난류(CAT·Clear Air Turbulence)가 증가했다. 이러한 난기류는 폭풍이나 구름과 같은 시각적인 단서들과 연결되지 않아 피하기 어렵다. CAT의 가장 강력한 범주의 난기류는 그 기간 동안 북대서양에서 55% 더 자주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09년부터 2022년 사이 승객과 승무원 163명이 난기류로 부상을 입었다. 최근 난기류 관련 사고로는 지난 5월 싱가포르항공 SQ321편 여객기가 미얀마 상공에서 갑작스런 난기류를 만나 기체가 급강하해 1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
폴 윌리엄스 영국 레딩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2022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최대 세 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우리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심각한 난기류가 앞으로 수십 년 안에 두 배 또는 세 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난기류를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어려우나 승객들은 항시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난기류로 다치는 일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2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청천 난기류의 경우 맑은 날씨에 앞에 아무 것도 없는데 공기 자체가 돌고 있다. 기류 변화때문인데, 그런 곳에서 고도가 급격하게 강하되는 수가 있다”면서 “조종사들이 지상브리핑을 받고, 또 쉐어레이터를 통해 공기의 흔들림(1-10)을 예측하지만 대략 100 마일(약 160 km) 범위에 해당하는 지역에 분포한 모든 난기류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상 고고도보다 저고도에서 기류변화가 심하다. 대한한공의 착륙 40분 전 기내서비스 완료 방안도 저고도에서 흔들림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착석 상태에서는 안전벨트를 반드시 매고, 복도를 이동할 땐 잡을 수 있는 부분은 잡고 움직이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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