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으로 모든 분야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하는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도 생성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0일 펴낸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5+6월호’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들이 AI 채택으로 거둘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개발 시간 단축과 예산 절감, 그리고 이를 통한 개발 효율성 향상이다.
최근 대작 게임 개발에 2억 달러 (2,730억 원) 정도가 소요될 만큼 게임 개발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AI 도입을 통해 게임 개발 효율을 높이고 실제 게이머들의 플레이 경험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가 3,000명 이상의 게임 개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해 지난 1월 공개한 연례 게임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개발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의 개발자가 현재 직장에서 AI를 직무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게임 개발부터 마케팅, QA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 등 게임 결과물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부서에서의 사용 비율은 아직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앞으로 게임 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의 역할이 더욱 커질 여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형 게임사보다 소규모의 인디 개발자가 생성형 AI의 사용에 더 긍정적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소수의 인원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성 AI가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AI 기술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건전한 게임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용자 간의 음성 채팅을 감시하는 ‘자동 라벨링’ 기술과 유해한 이미지를 식별하는 ‘이미지 패턴 매칭’ 등의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메타는 메타버스 게임 개발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AI를 활용해 ‘플레이할 때마다 경험이 바뀌는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인력 채용 공고를 통해 밝혔다. 또 "이 분야는 아직 막 태동하는 영역이지만, 현재 가능하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잠재력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라고도 덧붙혔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AI를 통한 게임 개발에 한창이다. 지난 2011년부터 AI 전담 조직을 출범해 관련 기술을 개발해온 엔씨소프트는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바르코’를 통해 게임 개발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한창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게임 개발 과정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구글과 협력에 착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구글과의 협력을 발판 삼아 제미나이, 젬마 등이 포함된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를 활용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한층 더 고도화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산하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렐루게임즈에서 AI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들을 잇따라 출시했다. 지난 5월에 출시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의 경우 이용자가 마이크 입력 장치에 육성으로 마법 주문을 외쳐 상대방과 전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다.
마법소녀 루루핑은 3명으로 구성된 개발진이 AI 기술의 효율성과 개발자가 가진 창의력의 조화로 내부 데모 버전까지 1개월 만에 초단기로 개발되어 주목받았다.
또 렐루게임즈에서 지난 6월 출시한 추리 게임 ‘언커버 더 스모킹 건’은 기존 선택지형 추리 게임과 달리 자연어 처리 기반의 자유로운 채팅을 통해 사건의 용의자인 로봇들을 심문하고 증거를 파헤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언커버 더 스모킹 건에는 오픈AI가 최근 출시한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의 대화형 AI 서비스인 GPT-4o(포오)가 적용되어 게임 속 로봇 용의자들은 단순히 이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수준을 넘어, 각자 부여된 개성에 맞는 말투로 실제 사람과 채팅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한편 모든 게임사가 AI 도입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본 최대의 게임 회사 닌텐도는 최근 게임에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계획이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후루카와 슌타로 닌텐도 사장은 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질의에 대해 “게임 업계에서는 적 캐릭터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AI와 같은 기술이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게임 개발과 AI 기술은 항상 긴밀하게 연관되었다.”라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생성형 AI는 이보다 더 창의적일 수 있지만, 지적 재산권 문제가 있다는 점 역시 인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닌텐도는 고객에게 최적의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데 수십 년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기술 개발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기술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가치를 계속 제공하고자 한다.”라며 전통적인 개발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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