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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 노조 파업 돌입, 장기화 땐 막대한 피해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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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에 돌입한 8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소속 최대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다. 생산 차질이 목표라는 노조 측에 대해 사측은 첫날에는 생산 차질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는 8일 오전 11시 경기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10일까지 파업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조4000억 원의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발표가 있은 지 사흘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최근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 145조9200억 원, 영업이익 17조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배 뛴 10조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분기별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이다. 실적 향상을 이끈 것은 1분기부터 흑자 전환한 반도체다. 2분기 매출도 74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 폭이 1분기(931.87%↑)보다 2분기(1452.24%↑)에 더 커져 업황 개선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이번 노조 파업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 개선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삼노는 조합원 임금 인상과 휴가 확대,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사측과 지난 1월부터 교섭을 진행했지만, 어떤 요구도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며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전삼노는 앞서 지난달 7일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한 집단적 연차 사용 방식의 '연가 투쟁'에 나선 바 있지만, 파업근태를 회사에 통보하고 출근하지 않는 무노동·무임금 파업은 처음이다. 지난 삼성전자는 1969년 창립 이래 이 같은 파업이 발생한 적이 없었다.

 

전삼노는 이달 1일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사측은 노동자들을 대등한 관계로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회사의 소모품처럼 만만하게 보고 있다”며 노조 측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할 것을 밝혔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에 총 3만여 명의 조합원 중 6540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반도체 설비와 제조, 개발 직군에서 52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 측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고 자평한 가운데 생산 차질은 무조건 달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9일 <이코리아>와 통화에서 “어제 경찰에서 밝힌 (파업 참여) 숫자는 3000명 정도 된다”며 “아직까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파악된 바 없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공장의 대부분의 설비가 자동화 돼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사측에서도 관련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며, 4개조가 교대로 투입된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으며 자칫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전삼노는 사흘간의 파업 뒤에도 사측의 변화가 없을 시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또 사측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면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전삼노의 이번 파업은 파업 자체보다는 공장 가동 중단으로 삼성전자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정확한 인력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아무래도 장기화가 되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반도체 공장이 노조 때문에 멈춘 사례는 제 기억에는 없다. 만약 현실화 된다면 특히 파운드리 사업부는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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