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도 증권가는 2분기 실적 상승을 전망했다.
송 회장은 8일 입장문을 내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대해 “대승적 결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신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새로운 한미그룹으로 재탄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경영권 분쟁을 벌인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 형제가 신동국 회장의 지원을 받으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최근 신 회장이 창업주 일가의 모녀와 손잡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반전된 상태다.
송 회장은 경영에서 물러나는 이유로 “한미 지분을 해외 펀드에 매각해 한미의 정체성을 잃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하며, “신 회장께서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려 저희에게 손을 내미신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후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방침과 전략이 어떻게 변경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체제의 변경은 기업 내부에서 새로운 리더십과 의사결정 과정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에게 기업의 미래 전망과 성장 전략에 대한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국내 증권사들은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에도 한미약품이 올해 2분기 성장을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한미약품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3847억 원, 영업이익은 587억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77% 급등한 것이다. 이는 증권가의 시장 전망치인 매출액 3869억 원, 영업이익 469억 원보다도 높다.
하나증권 역시 하나증권은 한미약품의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11.8% 늘어난 3871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3.9% 늘어난 543억 원을 전망치로 내놨다.
의료 공백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미약품의 전망이 긍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제약사별 주력 제품이 다른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한미약품의 주요 제품인 로수젯과 아모잘탄은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치료에 쓰이기 때문에 의료 공백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2025년 비만치료제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결과가 나온다”며 “내년으로 갈수록 모멘텀(상승 동력)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인 신동국 회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신동국 회장은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후배로, 임 회장이 수학한 통진종합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펑소 임성기 회장 집안과 형제처럼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에 지난 3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지분까지 더해 18.92%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한양정밀은 1985년에 설립한 회사로, 소형굴삭기 및 자동차부품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도 매출액 878억 1728만원, 당기순이익 60억 1415만원을 기록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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