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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트럼프는 진짜 '친비트코인' 후보일까?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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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습 사건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모습을 보여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시황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6일 오후 4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0.33% 오른 6만31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마운트곡스 상환 절차 시작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6월 내내 하락세를 탔던 비트코인은 지난 12일 5만7천 달러선이 무너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현재는 개당 가격이 6만5천 달러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여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피습 사건으로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습 사건의 여파로 재선에 성공한다면, 향후 가상자산 시장에 유화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가상자산 업계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남은 비트코인을 모두 '미국산'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암호화폐 채굴업체 경영진을 만나 회담을 가진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가상자산 기업들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며 열려있는 사람”이라며 “미국은 이 산업에서 반드시 선두가 되어야 한다. 2등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가상자산 정책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가상자산 업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은 아니다. 실제 그는 지난 2019년 소셜미디어에서 “나는 암호화폐의 팬이 아니다”라며 높은 가격변동성을 이유로 암호화폐를 화폐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또한 페이스북(현 메타)의 가상화폐 리브라 도입 시도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이 은행이 되고 싶다면 은행 인가를 받고 다른 은행들처럼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라며 “규제되지 않는 가상자산은 불법적인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은 기회주의적인 모습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업계의 분위기를 읽고 이들을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 끌어들이는 한편, 가상자산 이슈를 통해 ‘트럼프=혁신’ 대 ‘바이든=구태’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보겠다는 것.

 

실제 바이든 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실망스러운 편이다. 2018년부터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온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장(CFTC) 위원장이 2021년 새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임명됐을 때만 해도 가상자산 시장은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겐슬러 의장이 가상자산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로 강력한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펴자 가상자산 업계는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새로운 정치적 채널을 모색해야 할 필요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러한 업계의 필요를 파악한 듯, 최근 들어 잦은 ‘친가상자산’ 발언을 내놓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증오해서 중국, 러시아, 급진 좌파 공산주의자들만 도와준 셈이 됐다”라며 “(비트코인을 채굴하면) 우리가 에너지를 장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예정대로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이 촉발한 비트코인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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