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CEO)가 이달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지난 12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투명한 신뢰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미래를 완성합니다’라는 GS건설의 새 비전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새 핵심 가치로 ▲고객 지향 ▲신뢰 ▲자율과 책임 ▲정도경영 ▲미래지향 ▲전문성을 각각 선정했다. 올해 초 신년사에 이어 취임 10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새 비전을 발표한 것인데, 회사의 미래사업 방향을 확고히 다진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새 비전과 핵심 가치가 회사에 안착할 수 있도록 ‘호칭 단일화’를 추진해 수평적 조직 문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허윤홍 대표는 “새로운 비전을 통해 회사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GS건설은 주택건설부문 매출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로 꼽힌다. 지난해 GS건설 건축주택사업본부의 매출 비중은 76%에 달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택건설경기가 침체됐고 GS건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허 대표의 새로운 비전 선포로, 과거 신사업을 진두지휘한 대표의 경험과 더불어 GS건설의 미래기술 역량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 대표는 지난 2018년 신사업추진실장 겸 신사업담당, 2020년 신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폐배터리재활용 사업 속도, 국내 모듈러사업 본격화, GS건설 신사업부문 매출 ‘1조 클럽’ 입성, GS이니마 수처리 사업 영토확장, 기업형 벤처캐피탈 설립 등에서 성과를 냈다.
실제로 GS건설 신사업부문 매출은 2019년만 해도 2936억 원 수준이었지만 허 대표 부임 후인 2020년 6111억 원, 2022년 1조250억 원으로 ‘1조 클럽’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그렇다면 허 대표가 현재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는 어디일까.
우선 GS건설은 모듈러 사업을 신사업의 축으로 삼고 있다. GS건설은 자회사 GPC와 자이가이스트(XiGEIST), 폴란드의 단우드, 영국의 엘리먼츠 등을 통해 국내‧외 모듈러 주택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6월 약 1억3000만 파운드(약 2100억 원), 최고 26층 6개동 550가구 영국 최대 규모의 모듈러 주택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모듈러 주택은 일반 주택과 다르게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모듈러주택은 공장에서 구조체를 미리 생산해서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고, 현장 공정을 최소화해 빠르면 2개월 내에 모듈러를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센터 디벨로퍼 사업이다. 데이터센터 디벨로퍼는 데이터센터 투자, 임대, 운영 등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밸류체인을 도맡는다. GS건설은 올해 1월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해 모두 10번의 데이터센터 건설 실적을 보유하는 등 디벨로퍼로 진출하기에 적절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버티포트 사업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GS건설은 지난 3월 LG유플러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참여한 UAM퓨처팀과 함께 부산에서 열린 ‘2024년 드론쇼코리아’에 참가해 버티포트 콘셉트 디자인을 공개한 바 있다. GS건설 측은 UAM 사업에 적용 가능한 버티포트 콘셉트 모델을 제시하고 버티포트의 부지선정, 설계, 시공 및 운영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개발을 통해 UAM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GS건설에 대해 대체적으로 무난한 2분기를 보냈으며, 하반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GS건설은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건설원가 상승 등 업황 악화 탓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주택원가율이 안정화되고, 해외수주 재개 등 성과에 힘입어 올해에는 GS건설을 향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GS건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00억대 후반~800억대 초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힘든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한 주택공급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GS건설은 약 8500세대의 주택을 공급하며 연간 목표의 40% 이상을 달성했다. 지난해의 경우 약 2만2000여 세대의 주택을 공급했는데, 이중 1만3000세대가 청약경쟁률 10:1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공급의 퀄리티가 준수했다.
이에 주가도 반응하고 있는데, GS건설은 지난 3영업일 동안 주가가 무려 13.7%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건설은 16일 오후 1시 기준 전일대비 1.80% 오른 1만7570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업종 내 대부분 기업의 주가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역사적 저점에 위치해 10~20% 주가 상승이 순간적으로 이뤄지더라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을 하반기 관심주로 꼽으면서 “취약한 재무구조와 높은 PF 노출도 등 약점이 뚜렷하지만 2023년, 2024년 분양성과가 양호해 업종 대비 원가율 개선 시점이 빠를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서울/수도권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투자자들에게 포지셔닝 되어있다는 점도 최근 시장상황에서 유리한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GS이니마의 소수지분 매각 혹은 경영권 매각 등을 통해 유입될 현금 규모에 따라 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GS이니마는 6월과 7월 브라질에서 하수처리 2건(각 9000억 원)의 수주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월 금융약정 완료에 따른 오만 구부라 3(약 1조6000억 원) 수주 완료 시, 올해 GS이니마의 해외 수주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주택 부문에서는 자회사 GS이니마(지분 100%)의 수처리 부문, GS칼텍스·LG화학 등 플랜트 그룹사 수주 확대의 긍정적 흐름을 기대한다”면서 “하반기에 예상되는 GS이니마 지분 유동화 과정은 올해 수주확대를 통한 지분가치 상향 가능성, 현금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동사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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