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 미래를 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집중한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 등 계열사들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16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아 주주, 고객, 협력사, 지역사회를 넘어 산업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자는 의미를 담은 슬로건 ‘같이행동 가치동행’을 선포하는 등 ESG경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환경 분야에서는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났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공개한 ‘2023-24 ESG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2022년) 대비 약 51% 감축하면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2022년 이천에서 충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총 7600kW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점 등이 효과를 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양한 친환경 분류체계에 따라 관련 특허 취득은 물론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11월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및 한국환경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4월 기준 수원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충청지사가 동참해 총 6406kg의 폐배터리가 수거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올해 포용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다양성 및 포용 정책(D&I)’을 제정하고, 이를 본사와 국내·외 생산 및 판매법인, 자회사 등 모든 임직원에 적용했다. 또 장애인 채용률을 확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장애인 합창단을 창단하는 등 소외계층과의 상생 노력도 확대했다.
특히 지배구조 분야에서의 선진화가 눈에 띈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으며, 지난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11월 이사회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사회 전문성 강화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했고, 보상위원회를 평가보상위원회로 개편해 이사회 운영 평가의 기반을 마련했다.
현대그룹의 또 다른 핵심계열사인 현대무벡스도 올해 청라R&D센터에 태양광발전설비를 도입해 ‘RE100’(사업장 전력량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 달성에 첫발을 떼며 ESG 경영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지난 2월 임시이사회에서 청라R&D센터 내 2,563㎡ 규모 태양광발전설비 구축을 결정하고, 8월 완공 목표로 캐노피형(157kW급) 및 루프탑형(389kW급) 태양광 패널 설치에 착수했다.
앞서 2019년 대규모 청라R&D센터를 구축, 단기간 내 AI·로봇 기반 스마트 물류 설루션 고도화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2차전지 신사업 진출 후 셀에서 소재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올해도 잇단 글로벌 대형수주에 힘입어 6월에 이미 3000억 원을 돌파, 탄탄한 실적 기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RE100 회원사 75개는 공급망 기업을 대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또는 목표 수립을 필수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해외 신규 수주가 상승세인 현대무벡스가 청라R&D센터를 친환경 연구기지로 운영하며 ESG 활동 강화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이번 설비는 연간 약 66만k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가정집 1600여 세대의 월평균 사용량에 해당한다”며 “이를 통해 연간 약 3500톤의 탄소를 감축, 1만4000그루의 상수리나무 식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융합형(자가용+사업용) 태양광 설비를 적용해 청라R&D센터 운영의 100%를 친환경 전력으로 충당하는 한편 잔여 전력은 외부 판매가 가능해 발전 수익까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무벡스는 RE100뿐 아니라 다양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인증받은 환경(ISO 14001)·안전보건(ISO 45001) 경영시스템을 매년 갱신하고 있고, 자체적인 준법경영 제도를 운영하는 등 ESG 기반 글로벌 확장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향후 ESG는 피할 수 없는 글로벌 진출의 필수 요건인 만큼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RE100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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