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의 비수기는 언제일까? 흔히들 휴가철을 백화점 업계에서 최고 비수기로 치며 일명 ‘보릿고개’로 불린다. 그런데 더현대 서울은 다르다.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보릿고개가 아닌 풍년가를 부르고 있다.
오픈한 지 열흘 만에 10만 명이 다녀간 더현대 서울의 테마공간, ‘포지타노의 태양’이 화제다. 더현대 서울은 3300㎡(1000평) 규모의 실내정원에 대형 태양 조형물과 레몬나무를 중심으로,파고라, 파라솔 및 선베드는 물론 실제 이탈리아 포지타노의 골목길 여름 마켓들처럼 상점들을 배치하고 있다. 상점들 역시 수제 젤라또 ‘비비도따’, 주방가구 ‘TVS’, 스쿠터 ‘베스파’ 등 15개 이탈리아 현지 브랜드를 비롯해 50여 개 이색 상품들로 구성되었으며, 이탈리아인 직원들도 투입해 현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연출은 마치 크리스마스 시즌을 연상하게 한다. 더현대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해리의 꿈의 상점'을 주제로 크리스마스 마켓 ‘H빌리지’를 운영했다. 이곳은 온라인 사전 예약제임에도 하루 입장객이 최대 1만 명, 입장에만 2시간이 걸리는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업계는 이러한 고객의 호응이 더현대 서울이 사진찍기 좋아하는 요즘 젊은 층의 니지를 충족시킨 결과로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이목을 끌기 위한 다양한 볼거리와 장소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이러한 노력은 숫자로 증명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등에 따른 장기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상황에서 작년 국내백화점 성장률은 1.7%에 그쳤다. 반면에 더현대서울의 매출 실적은 작년 12위에서 올해 9위로 3계단이나 상승하여 백화점 중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국내 젊은 층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입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오픈서베이는 ‘고객경험리포트2024-백화점 사례’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등을 제공하며 경험적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 추천 고객을 늘리는 핵심 요소”라며 지난해에 비해 15.2% 성장한 더현대 서울은 물론, 디저트와 프리미엄 다이닝을 강화하여 화제를 모은 신세계 강남점은 13%, 런던 베이글뮤지엄 입점으로 화제가 된 롯데 잠실점은 12% 성장하여 모두 비슷한 성공 공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를 계기로 해외 대표 휴양지를 콘셉트로 매년 여름 독자적인 여름 시그니처 테마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의 의미를 쇼핑에 한정하지 않고 ‘여름에 꼭 가고 싶은 휴양 공간’으로 확장해 바캉스 시즌 대표 명소로 거듭나겠다고 말한다.
현대백화점 담당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색적이고 실감나는 휴양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지난 1년 여간 현대백화점 직원들이 주한이탈리아대사관·무역공사·상공회의소·문화원·관광청 등 5개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업했다”라며 “크리스마스 못지 않은 바캉스 인증샷 성지가 되도록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사할 예정이다. 매년 여름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각국의 해외 유명 휴양지 테마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비자 구제 어려운 금융분쟁 해결 제도, 영국 등 금융 선진국의 제도는? (0) | 2024.07.24 |
---|---|
RE100 이행 우수 국내 기업, 재생에너지 전환 힘쓴다 (0) | 2024.07.24 |
티몬·위메프 정산지연에 소비자 피해 속출, 원인은? (3) | 2024.07.24 |
빗썸, “예치금 이자 4% 인상” 하루 만에 철회...왜? (0) | 2024.07.24 |
코인거래소 예치금 이용료율 경쟁 심화... 은행권 득실은? (0) | 2024.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