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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J대한통운 '짠물 배당'에 뿔난 주주들 "버스요금보다 적어"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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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대한통운

최근 CJ대한통운의 주주환원정책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에선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CJ대한통운의 목표가를 하향하는 곳도 생겼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CJ대한통운의 낮은 배당성향과 이익 추정치가 내려가는 걸 감안해 목표주가를 기존 15만3000원에서 13만5000원으로 12% 하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택배 외에도 중장기 물류 사업 확장 기회는 충분하지만, 단기 내수 부진과 구조적 택배 단가 하락에 따른 성장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를 만회하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5386억 원에서 5302억 원으로 1.6% 내리는 한편,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6205억 원에서 5785억 원으로 6.8% 낮췄다. 

 

정 연구원은 “2024년 연간으로 전 사업부에 걸쳐서, 수익성 개선은 계속될 전망”이라며 “신규 고객 확보, 로봇, 자동화 기술 적용 과정에서 고정비 절감 영향으로 구조적 수익성이 개선되고 자동화 관련 장기간 투자로 국내 물류 기업과 기술 격차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신세계 등 3자 물류 수주가 올해 들어 증가하는 것도 기술 격차 확대에 따른 결과”라며 “택배 및 계약물류(CL) 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 둔화와 중국 이커머스(E-commerce) 사업자의 성장률 둔화로 인해 성장성 전반이 둔화되면서, 절대 이익 개선폭은 10% 정도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물류 산업 내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되나, 배당성향은 5%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장기간 주주환원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중장기 밸류에이션 확대를 위해서는 배당 확대 또는 명확한 자사주 활용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더 요구된다”면서 “물류 산업 내 구조적 변화에 따른 점진적인 이익 성장이 기대되고 있어, 주주환원 정책만 보완될 경우, 밸류에이션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11조7679억 원, 순이익 2429억 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3년도 연간 배당으로 2022년도과 같은 1주당 500원(시가배당율 0.4%)을 결의했다. 배당성향은 4.4%로 2022년도 5.5%보다 1.1%포인트 감소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8년 만에 현금배당을 재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1주당 배당금은 여전히 500원이라 ‘짠물배당’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올 초부터 종목토론방에서 대한통운의 저배당에 대한 불만 글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매출이 11조인데 배당 500원이 맞냐” “액면가 5000원인데 주주 지급500원, 20년 전 고등학교 버스요금?” 등의 글을 올리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다만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 확장, 첨단 물류기술 개발, 해외사업 확장, 차입금 상환 등 투자가 필요한 곳이 많다. 주주환원 대신 유보금을 회사에 쌓아두어야 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역대급 영업익에도 투자를 핑계로 5%의 배당을 하는 CJ대한통운이 주주환원 요구에 ‘셀프상폐’에 나선 신성통상이랑 다를 게 뭐가 있냐는 쓴소리도 나온다. 

 

신성통상은 상장 49년 만에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에 나서면서 소액주주의 반발이 거세다. 

 

탑텐, 지오지아 브랜드 보유한 신성통상은 이 회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만 77%가 넘는 회사다. 이 회사는 배당을 하지 않고 쌓아놓은 이익잉여금 규모만 3000억 원이 넘는데도 약 22년간 일반주주에겐 21억 원만 배당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과 주주환원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에 돌연 상장폐지 카드를 꺼낸 것은 대주주 일가가 상장폐지 뒤 회사에 쌓아둔 이익잉여금 수천억 원을 가족끼리 독식하는 ‘배당잔치’를 벌이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신성통상은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으나 필요한 지분율을 채우지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최대주주 가나안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잔여지분 22.02%(3164만4210주)에 대해 공개매수를 실시한 결과 지분 5.9%(846만6108주)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가나안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77.98%에서 83.88%로 높아졌으나 상장폐지 요건인 95%에 못 미쳤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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