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빅3 조선사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본격적인 ‘슈퍼 사이클’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에도 조선업체들이 견조한 실적을 이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해양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매출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1년 전보다 21.3% 증가한 6조 615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생산 안정화를 통한 비용 절감 노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7% 증가한 3764억 원을 기록,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26.7% 늘어난 38840억 원, HD현대삼호는 16.9% 증가한 1조 8106억 원, HD현대미포는 9.3% 증가한 1조 1291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는 1956억 원과 17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고, HD현대미포는 17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도 25일 영업이익 1307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21.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약 10년 만이다.
2분기 매출은 2조 5320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8% 늘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매출 증가는 4월부터 생산에 착수한 FLNG(Z-LNG)의 매출 인식이 2분기부터 본격화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 공사손실충당금 반영 선박 비중 감소, 고수익 해양 부분 매출 증가 등 경상적 요인, 해양 프로젝트의 체인지오더(추가 공사) 정산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현재까지 49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 97억달러의 51%를 확보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컨테이너선, LNG운반선, FLNG 등 다수 프로젝트의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연간 수주목표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한화오션은 26일 2024년 상반기 실적으로 매출 4조8197억원, 영업이익 433억원, 당기순이익 23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47.8%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 했다.
한화오션은 “건조물량 증가와 LNG운반선의 반복 생산 체계가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종인 LNG운반선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컨테이너 적자호선의 영향으로 생산 일정 조정 및 외주비 증가 등 생산 안정화 비용이 반영된 결과 2분기는 소폭 적자를 기록했지만, 원가 절감 활동, 환율 상승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LNG운반선의 매출 비중이 더 늘어나고, 생산 안정화를 통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잠수함 창정비 및 해양플랜트의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한화오션 측은 예상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약 3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수주 잔고와 우호적 시장 환경 속에서 선별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조선 3사는 기존에 수주한 적자 선박을 잇따라 인도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랠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조선시장과 관련한 지표들이 현재 모두 좋은 것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12일 신조선가 지수는 187.78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사적 고점인 2008년 9월 5일과 불과 3.8포인트(p) 차이 나는 수치다.
국내 조선업계의 2024년 상반기 발주량은 이미 2023년 상반기와 동일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HD현대 조선사들의 조선부문 수주는 연간 목표치 122% 초과 달성한 상태다. 삼성중공업도 상선 수주목표를 68% 달성했으며 무난히 목표치 초과가 예상되고 있다. 한화오션도 6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수주금액을 넘어섰다.
이 외에 강달러가 지속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 등도 호재다.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에 강점이 있는 만큼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0) 달성이 목표인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친환경 선박 모멘텀은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이러한 조선업계의 호황이 많이 길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발표한 조선업종 보고서를 통해 “(올해2분기에)안정화된 공정과 매출인식 물량의 질적 개선이 이뤄졌다”면서 “하반기는 외주 단가 안정화, 후판가 인하 등 원가 하락이 있겠으나 반면 수주잔고 만선으로 고선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암모니아운반선 시장 개화, 트럼프 당선 가능성 확대로 LNG운반선, FLNG 시장이 기대된다”면서 “역대 처음으로 경기에 무관한 조선사 주도의 지속 성장 국면에 진입, 장기 성장의 가치를 선반영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지표가 현재 국내 조선 업황이 슈퍼 사이클임을 가리키고 있다. 신조선가 지수는 180 후반대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수주잔고 역시 지속 증가세다. P, Q 모두 우호적”이라면서 “전방 생태계 역시 LNG, 암모니아 등의 수요 증가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바, 향후 수주에 대한 기대 역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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