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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내 휴대전화 사용, 영미권은 금지 추세...이유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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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핸드폰 사용을 제한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핸드폰이 학교 수업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5일 핀란드의 아들레르크레우츠 교육장관은 학생 간 학업성취 격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할 것을 밝혔다.

 

핀란드는 최근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국가 간 비교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으며 상위권에 자리했지만, 읽기, 수학 및 과학 영역에서 학생의 학업성취 하락 추세가 지속되어 왔다. 현재 학교에서는 학생이 휴대전화 사용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경우 교사가 즉시 압수할 수 있다.

 

아들레르크레우츠 교육장관은 교내 휴대전화 제한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그는 “학교에서의 휴대전화 사용 관련 추가적인 법안이 올해 가을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라며 “만약 새로운 법이 시행될 경우, 교실에 휴대전화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예방 조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6월 기자회견에서 ‘11세 미만 아동의 휴대폰 사용 금지와 15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의 SNS 사용 금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화면 중독은 따돌림, 폭력, 학업중단과 같은 모든 문제점의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의 유력매체 르몽드지는 마크롱 대통령이 발표한 계획은 ‘화면사용에 관한 전문가위원회’에서 제출한 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미권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의 앨버타 주는 학생의 정신건강을 보호하고 산만함을 줄이기 위해 수업시간에 개인 휴대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소셜미디어 사이트 접속을 제한했다. 이는 6만 8천 명 이상의 학부모, 교사, 교육 파트너 및 학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에 따른 것이다. 응답자의 약 90%가 학교에서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응답자들은 개인 휴대기기 사용개인 모바일 기기와 소셜 미디어가 학생의 학습 성취와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제한의 법적근거를 가지기 위해 앨버타 주 정부는 개인 모바일 기기와 소셜미디어가 학습을 방해하지 않도록 2024년 9월 1일부터 시행될 표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표준 정책이 실시되면 앨버타 주의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의 공립, 사립 학교의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개인 휴대기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의학적 필요성, 특수 교육 지원, 특정 교육 목적으로의 모바일 기기 사용은 허용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캐나다 전반에 작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온타리오, 퀘벡,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모두 학교에서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제한 또는 금지를 발표했다.

 

미국 역시 핸드폰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펜실베니아 주는 2023년 ‘핸드폰 호텔(phone hotels)’이라는 핸드폰 수거함 제도를 시행한다. 수업 시간에는 핸드폰을 수거함에 보관한 뒤 수업이 끝난 후 찾아가는 제도로, 학생의 핸드폰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립 초·중등학교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 아동들의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LA교육위원회는 그동안 수업시간에 한정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 오던 것을 강화해 앞으로는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 동안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LA교육위원회의 닉 멜보인은 “휴대전화 사용이 정신, 신체 건강은 물론 학업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한 연구결과”라며 결의안 채택의 이유를 말했다. 이는 2025년 1월부터 효력을 가지게 된다. 결의안이 시행되면 약 43만 명의 학생이 학교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되어, 사물함이나 파우치 등에 보관하여야 한다.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는 2023년부터 교실 내 혼란과 학습 부진, 사이버 괴롭힘을 막기 위해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023 글로벌 교육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가 학생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며 사이버 괴롭힘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보고서는 “교육에서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교사와 학생 간 대면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없다”라며 “디지털 기술이 학습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나 경제적 효율성이 과대평가 됐을 수 있어 교육 당국이 디지털 기술을 성급하게 도입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한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국가인권위원회는 2021년 일과시간에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행위는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2016년부터 일관된 태도로, 학생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는 다른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현재 우리나라는 수업 시간 내에 핸드폰 사용은 제한되어 있으나, 수업 시간 외 사용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설문을 통해 학교별로 다르게 규제하고 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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