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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대차 ‘자율주행 파운드리’ 진출, 미중일 업체들과 차별화 시도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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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올해 3월 현대차 월드와이드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운전 면허 시험 통과’ 캠페인 영상을 갈무리한 것.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현대자동차가 최근 발표한 미래전략 '현대 웨이'를 통해 자동차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28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지속 추진함과 동시에 ‘레벨4’ 이상의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적인 항목들을 플랫폼화하여 개발하고, 자율주행 차량 플랫폼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소프트웨어 업체는 각 사에 특화된 자율주행 차량을 공급받고 서비스화를 할 수 있게 된다. 즉 현대차가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해외 빅테크와 협업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레벨 4 자율주행이란 도심의 특정 구역에서 승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해 차량이 주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세종시와 남양연구소에서 레벨 4 자율주행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당해 현대차는 애플카의 주문제작에 대한 협의 요청을 받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당시 위탁 생산의 대상으로 기아가 주목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파운드리의) 시작점이 원래 애플카라고 보면 된다. 애플카는 지금 포기 혹은 연기된 상태다. 현 상황에서 레벨 4도 잘 안 되는데, 애플이 자체 기술 없이 완성차 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완전 자율주행차를 출시하려고 했으니 무리인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3월에 현대차 월드와이드 유튜브 채널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운전 면허 시험 통과(Hyundai gets its driver’s license)’ 캠페인 영상을 올려 자율주행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모셔널(Motional)의 수년에 걸친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엄격한 시험 절차를 통해 탄생한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차량에 탑재돼 있는 센서(LiDAR, 레이더 및 카메라의 조합)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차량업체들의 자율주행 상황은 어떨까.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앞선 곳 중 하나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는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풀 셀프 드라이빙(FSD)'을 고도화하고 있다. FSD는 테슬라의 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한 단계 높인 소프트웨어다. 레벨 4 자율주행 같은 이름을 쓰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는 2.5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테슬라 역시 핸들을 놓은 채로 주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아직 자율주행 택시는 도입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당초 8월로 예정했던 로보택시 공개를 10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미 로보택시 분야에는 구글 알파벳의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 등이 진출해 경쟁하고 있다. 

 

이에 현재 개발 중인  FSD 소프트웨어로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테슬라 차량에 기본으로 탑재된 오토파일럿와 달리 별도 판매하며, FSD를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에 등록한 뒤몇개월간 중국 도로에서 테스트, 확보한 데이터로 소프트웨어를 현지 도로 사정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BYD(비야디) 창안자동차 등 중국 9개 자동차업체가 베이징 등 7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레벨 3·4 테스트를 하는 것을 승인했다. 중국 당국이 레벨 3과 레벨 4 자율주행 기술 테스트를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자동차업체 닛산은 지난 5월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보행자 행동 예측과 차선 변경 여부 판단 등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산은 올해 4분기 요코하마에서 실증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혼다는 일본 택시 업체 데이토, 고쿠사이와 손잡고 레벨4 로보택시 '크루즈 오리진' 500대를 2026년부터 도쿄에서 운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2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자율주행이 알고리즘이다. 이 알고리즘에 대한 소프트웨어만 바꾸면 하드웨어는 그냥 제공해주는 게 파운드리”라면서 “알고리즘을 가지고 외부에서 접근해서 하드웨어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몇 백만대를 생산하는 사업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의 자율주행 파운드리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기아의 목적기반 자동차인 PBV하고도 연관되는 부분들”이라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어서 선점에 대한 의미가 크다. 전체 사업은 아니어도 상당히 중요한 사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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