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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이머 게임 소유권 논쟁 확산, 'Stop Killing Games' 운동 주목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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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최근 글로벌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디지털 콘텐츠 특성으로 인해 불명확해진 게임 소유권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게이머가 물리적인 디스크나 게임 팩을 소유하고 이를 자유롭게 중고로 거래하거나 양도할 수 있었지만, 디지털 다운로드의 확산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이상 게임을 '완전하게 소유'할 수 없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디지털 콘텐츠의 사용 권리를 명확히 하는 법안이 통과되며 주목받고 있다.

 

현지시간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디지털 콘텐츠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소유권'이 아닌 '사용 권한'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명시하도록 하는 AB 2426 법안을 통과시켰다. 동 법안은 오는 2025년부터 시행된다. 

 

AB 2426 법안은 게임, 영화, E북, 음원 등 디지털 콘텐츠 판매자가 콘텐츠를 판매할 때 더 이상 '구매'라는 용어를 사용할 수 없으며, 대신 소비자에게 '사용 권한'을 제공하는 것임을 명확히 고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허위 광고로 간주되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 법안은 디지털 콘텐츠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시민단체 공공 이익 연구 그룹(California Public Interest Research Group)은 법안의 통과에 대해 "최근 다양한 미디어 회사들의 인수, 합병, 그리고 계약 만료로 인해 소비자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믿었던 디지털 미디어가 위험에 처해 있다. 판매자의 사정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한 디지털 콘텐츠를 완전히 잃게 되는 사례도 있다."라며 "소매업체들이 물리적 미디어 판매에서 디지털 상품 판매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상품 구매에 대한 추가적인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며 법안을 호평했다.

 

이번 캘리포니아 법안은 소비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때 실제로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 권한'만을 부여받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함으로써, 게임 소유권 논쟁에 새로운 국면을 열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디지털 게임을 구매하면 이를 영구적으로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으나, 최근 벌어진 몇몇 사태로 언제든지 소비자의 콘텐츠 사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벌어진 대표적인 사례는 유럽의 게임 회사 유비소프트의 '더 크루 (The Crew)' 서버 종료 사건이 있다. 1,200만 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보유했던 라이브서비스 게임 '더 크루'는 2024년 4월에 서버가 종료되었으며, 이에 따라 게임을 구매한 이용자들은 더 이상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게 되었다. 게임 이용자들은 멀티플레이가 필수가 아니며, 싱글플레이로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한 게임을 더 이상 플레이할수 없게 된다는 것에 대해 반발했다.

= 스팀 상점 페이지 갈무리

또 스팀의 계정 상속 불가 문제 역시 디지털 소유권 논쟁에서 주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5월 한 게임 이용자가 스팀에서 구매한 게임을 타인에게 상속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스팀 측이 스팀 계정과 그 계정이 보유한 게임의 소유권을 타인에게 이전할 수 없다고 답변하며 디지털 게임이 실제로는 소비자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이 재확인된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특정 게임을 구매하는 대신 매월 일정 비용을 내고 플랫폼이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게임패스'와 같은 구독 요금제나 게임을 다운받지 않고도 서버에 접속에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산업이 성장하며 게이머의 게임 소유권 논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 유비소프트 누리집

이러한 소유권 논쟁을 중심으로, 'Stop Killing Games'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외의 게임 인플루언서 로스 스콧이 시작한 이 운동은'더 크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게임 퍼블리셔들이 서버를 종료해 소비자들이 구매한 게임을 더 이상 플레이할 수 없게 만드는 행태를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콧은 성명서를 통해 "모든 게이머는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게임 비용을 지불하고  인터넷 연결이 필요한 게임을 구매했는데, 몇 년 후 운영사가 더 이상 게임을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리고 게임 서비스를 종료해버려서 게임을 실행할 수 없는 채로 남게 된 경우 말이다. 이는 정말 짜증난다."라고 말했다.

 

또 "점점 더 많은 비디오 게임이 상품으로 정가에 판매되면서도 지원이 종료되는 즉시 모든 사람이 완전히 플레이할 수 없도록 설계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관행의 합법성은 전 세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행위에 대한 명확한 법률을 가지고 있지 않다. "라고 주장하며 게이머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 Stop Killing Games 누리집 갈무리

최근 해외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Stop Killing Games 운동은 소비자 권익 보호와 미디어 보존을 위한 중요한 목소리로 자리 잡고 있다. Stop Killing Games 운동에서 현재 진행중인 '유럽 시민 이니셔티프 (The European Citizens' Initiative)' 시민 청원의 경우 30일 기준 36만 명 넘는 이용자들이 서명한 상황이다. 100만명이 해당 청원에 서명할 경우, EU 집행위원회가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단계를 거치게 된다.

 

지난 4일 포브스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 20만 명 넘는 청원자가 게임 소유권 보호를 요구하는 청원에 서명했으며,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프랑스와 같은 강력한 소비자 보호법이 있는 국가에서 법적 대응을 통해 게임 퍼블리셔들의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짚었다. 

 

포브스는 "어떤 사람들에게 게임은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즐기는 경박한 활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게임 이용자들은 특히 오늘날의 경쟁적인 관심 경제에서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또한 판매자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싫어한다."라며 "이들은 퍼블리셔는 게임 대금을 받은 만큼 고객이 원하는 기간 동안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게임을 잠그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와 미디어 보존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한다."라고 전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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