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게임업계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되었던 '집게손' 남성혐오 논란이 다시 발생했다. 지난 3일 스팀으로 출시된 스토리타코의 신작 FMV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에 남성혐오 집게손가락 논란이 발생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게임은 지난 2018년 설립된 '스토리타코'가 개발한 작품으로,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영상이 전개되는 형식의 인터렉티브 무비 장르의 게임이다. 인기 여성 인터넷 방송인들이 등장하는 스팀 게임으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게임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게임이 출시된 직후 게임 홍보 화면에 등장하는 손동작이 일부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주인공이 전단지를 들고 있는 장면에서 손가락으로 소위 '집게손'으로 불리는 남성 혐오 제스처를 취하고있다는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검지와 중지를 치켜드는 '집게손' 제스처는 남성을 비하하는 제스처로 알려져 있으며, 이전에 다른 게임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란이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게임 영상 제작을 맡은 디렉터는 유튜브와 스팀 패치노트를 통해 입장문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디렉터는 해당 장면이 "하숙집 전단지를 붙이는 장면으로, 1인칭 시점에서 자연스럽게 전단지를 붙이는 상황을 보여주려다 보니 나온 손동작"이라며,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어떠한 페미니스트적인 의도도 없었으며, 제작진이나 출연진 또한 논란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문제를 발견한 이후 즉시 수정 작업에 착수했으며, 앞으로는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촬영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스팀 상점 페이지에서 해당 제스처가 등장하는 스크린샷은 삭제된 상태이며 논란이 된 장면은 추후 재촬영을 통해 교체하겠다고도 말했다.
다만 디렉터가 입장문을 올린 이후 게임에서 해당 제스처가 등장하는 장면들이 추가로 발견되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용자들은 주인공이 망치를 들고 있는 장면, 가위바위보를 하는 장면 등 해당 손모양을 취할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도 어색하게 집게손 모양을 취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스팀 이용자 평가에서 "해명문을 보고 나서 전단지 건은 이해하고 넘어가려 했으나,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니 상황상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해당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장면이 다수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설사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업계에서 유사한 논란이 다수 발생했던 만큼, 남성 이용자들이 주로 플레이하는 남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한다면 해당 제스처에 대해 인지하고 조심했어야 한다."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해당 게임이 심의를 받지 않고 출시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e의 보도에 따르면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은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고 출시되었으며, 스토리타코가 기존에 출시한 다른 게임들 역시 모두 심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해당 게임이 수영복이나 신체 노출이 많은 복장이 나오고 음주 장면이 등장하는 만큼, 이 게임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스토리타코 관계자는 "스팀에만 서비스하는 게임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 아닐 경우에는 심사를 안 받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게임을 개발한 스토리타코 홈페이지는 게임이 출시된 이후 이용자들의 트래픽이 집중되며 접속 불가 상태이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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