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펫보험도 차별화... 손보업계 펫보험 시장 선점 경쟁 격화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0. 3.
728x90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연평균 치료비 지출 분포.(단위: %) 자료=KB경영연구소

성장이 기대되는 반려동물 보험(이하 펫보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손해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들이 최근 기존 상품과 차별화된 펫보험상품으로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이목을 끌면서, 시장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손해보험은 2일 반려동물 사망 시 장례비용을 지원하는 특약을 신설하고 의료비 보장한도를 확대하한 ‘KB금쪽같은 펫보험’을 개정 출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달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반려동물장례비용지원금(개)’와 ‘반려동물장례비용지원금(고양이)’ 등 2종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한 바 있다. 국내 손보업계에서 반려동물 사망 시 장례비용을 지원하는 특약을 출시한 것은 KB손보가 처음이다.

 

개정된 상품은 반려동물 의료비 보장한도를 하루 최대 30만원,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확대했으며, 수술비 또한 하루 최대 250만원까지 보장한다. 또한 반려동물을 기르며 치료비 부담이 큰 슬관절·고관절 탈구, 자기공명영상(MRI)·컴퓨터단층촬영(CT), 치과 질환 치료 등 다양한 항목들에 대한 세분화된 보장을 제공해 고객의 선택권도 넓혔다.

 

KB손보가 펫보험상품 개발에 나선 것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펫보험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KB손보는 지난해 6월 처음 펫보험을 출시하며 경쟁사에 비해 비교적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최근 펫보험 보장한도를 확대하고 관련 배타적 사용권까지 신청하는 등 차별화된 펫보험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KB손보가 펫보험시장에서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가입률을 보면 아직 펫보험시장 구도가 완전히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펫보험 가입 건수는 올해 3월 기준 10만9088건으로 가입률은 1.4%에 불과하다. 펫보험 계약 자체는 지난해 말(7만1896건)보다 늘어났지만, 반려동물 양육가구 수에 비해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는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펫보험 가입이 보편화될 경우 시장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KB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수는 지난 2022년 말 기준 552만호로 2020년(535만호) 대비 2.8% 증가하는 등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펫보험 가입률이 실손보험 가입률(75%) 수준으로 오른다면 펫보험 계약은 400만건을 넘어서게 된다. 

 

게다가 반려동물 양육에 따르는 의료비 부담은 점차 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2022~2023년 2년간 지출한 치료비는 연평균 78만7000원으로 2021년(46만8000원) 대비 31만9000원 증가했다. 이는 2023년 1인 가구 중위소득 207만7892원의 3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속적인 의료비 부담을 감당하면서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만큼, 펫보험 가입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또한 보험비교·추천서비스 적용 대상에 펫보험을 포함시키는 등 펫보험 가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에는 카카오페이가 펫보험 비교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으며, 네이버페이 또한 이달 중 같은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펫보험 수요 확대 가능성이 높은 데다 정부의 치원 및 빅테크의 참여도 적극적인 만큼, 펫보험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입지를 다지려는 후발주자들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가입기간이 짧고 보험료가 저렴한 일반보험 위주의 판매전략을 펼치며 펫보험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분 투자한 동물보험 특화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 마이브라운이 금융위원회에서 보험업 예비허가를 받기도 했다. 

 

후발주자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국내 펫보험 시장점유율 1·2위인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과 같은 기존 강자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8월 ‘펫퍼민트 퍼피&패밀리’와 ‘펫퍼민트 캣&패밀리’ 보험을 개정해 스케일링·발치 등 치과 치료에 대한 보장을 신설하고 특정피부약물치료 보장을 추가했다. 또한 기존 비보장 항목이었던 서혜부탈장도 보장항목으로 편입하고, 입·통원의료비 연간 한도도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DB손보도 지난 6월 ‘펫블리 반려견·반려묘보험’을 개정해 피부 및 치과 질환 등 반려동물 다빈도 질환에 대한 보장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면책이었던 치과치료와 아포퀠 등 특정피부약물치료도 특약 가입 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아포퀠 등 특정피부약물치료 보장은 연간 보장횟수 제한을 없앴다. 

 

한편 KB손보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차별화된 보장과 합리적인 보험료로 행복한 반려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상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KB손보를 비롯한 펫보험 후발주자들의 차별화 전략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