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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실적 반등한 교보증권, 이석기 대표 연임 전망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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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가 연말 인사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교보증권 이석기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반기 실적 반등으로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는 반면, ‘랩·신탁 자전거래(돌려막기)’ 혐의에 따른 중징계 리스크를 비롯해 노조와의 불편한 관계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말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는 총 15명이다. 이 가운데 김성현·이홍구 KB증권 사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며,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사장 등 12명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대체로 호실적을 거둔 만큼 대부분의 증권사가 연임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의 연임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교보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대표는 박봉권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를, 이 대표는 경영지원 및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을 맡고 있다. 

 

올해 실적만 보면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교보증권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751억원, 순이익은 73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4%, 35.6% 증가했다. 자기자본 2조원 미만인 중형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실적이다. 

 

2분기 실적은 개선 추세가 더욱 뚜렷하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2분기 영업손실 –170억원, 순손실 –7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350억원, 순이익 4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교보증권은 현재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전환을 목표로 지속적인 자본확충을 추진 중이다. 자기자본 규모 3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투사 인가를 받으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나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교보증권의 종투사 전환은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보험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비보험 분야의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핵심 계열사인 교보증권의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

 

이 때문에 교보생명은 교보증권에 연달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교보증권의 실적 개선을 이끈 현 경영진에게 새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석기 대표에게 얽혀 있는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이 대표는 랩·신탁 돌려막기 혐의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교보증권을 포함한 9개 증권사에 대해 랩·신탁 업무 실태에 대한 집중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증권사들이 수익률을 높일 목적으로 단기 투자상품인 랩·신탁 계좌에 유치한 자금을 유동성이 낮은 장기 채권에 투자하는 ‘만기 불일치’ 운용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다른 증권사 대표들은 ‘감독자’로 판단돼 직접적인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이석기 대표는 이러한 방식의 운용을 승인한 ‘행위자’로 판단돼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았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2차 제재심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지만, 만약 징계가 확정될 경우 이 대표의 금융권 취업이 제한될 수 있다. 

 

노조와의 불편한 관계도 이 대표 연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교보증권 노조는 이 대표가 지난 4월 선거일에 자전거를 함께 타자며 신입사원을 소집하고, 여성 직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실제 노조는 지난 5월 성명을 내고 “지금까지 교보증권에서 발생한 문제의 모든 원인은 ‘이석기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부터 벌어진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이 대주주인 교보생명이 부적절한 인사를 내리꽂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대주주인 교보생명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보증권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와 노조의 관계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올해 실적 반등을 이끈 이 대표가 제재 리스크 및 노조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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