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롯데카드가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인수전 향방에 따라 카드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3일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카드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금산분리 정책에 따라 매각됐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 한국리테일카드홀딩스를 통해 롯데카드 지분의 59.83%를, 우리은행과 롯데쇼핑은 각각 20%씩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카드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KT와 하나금융 등이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매각가격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롯데카드의 재매각 소식에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는 모양새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매년 꾸준히 체급을 키워왔다. 실제 롯데카드의 자산 규모는 지난 2020년 말 14조797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4조430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회원 수 또한 지난달 기준 952만명,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은 10.5%로 업계 5위 수준이다.
이 때문에 롯데카드 인수전의 향방에 따라 업계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롯데카드의 인수 후보로는 비은행 부문, 특히 카드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노리는 대형 금융지주사가 거론된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이미 2년 전 롯데카드의 첫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하나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6~7% 수준으로 우리카드와 함께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자산 규모 또한 13조7517억원으로 7개 전업카드사 중 덩치가 가장 작다. 만약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될 경우 하나카드는 점유율이나 자산 규모 측면에서 모두 카드업계 ‘빅4’(신한·삼성·KB·현대)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다.
KB금융 또한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카드의 자산 규모는 9월 말 기준 31조1115억원으로 롯데카드 인수 시 신한카드(43조3809억원)를 넘어 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KB·하나금융의 경우 금융그룹 중 자본 여력이 가장 충분한 상태다. 실제 KB·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3분기 기준 각각 13.85%, 13.17%로 은행지주사 중 1·2위에 해당한다.
반면, 이미 우리은행을 통해 20%의 지분을 보유한 우리금융의 경우 최근 CET1 비율이 12%대 아래로 떨어진 데다 당장 동양·ABL생명 인수를 추진 중인 만큼, 롯데카드 인수전까지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카드 재매각의 문제는 역시 몸값이다. MBK파트너스는 첫 매각 추진 과정에서 롯데카드의 기업가치를 3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기를 원했으나, 인수 후보들과의 견해차가 커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롯데카드의 건전성·수익성 지표가 하락한 만큼 매각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최근 카드업계 업황 악화로 인한 전반적인 현상일 뿐, 롯데카드의 건전성이 위험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연체율 상승 및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우려가 존재하지만 “보수적인 자산건전성 관리 정책과 우수한 커버리지 등을 고려했을 때 자산건전성 지표 및 손실완충능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 또한 “롯데카드의 총 이용실적 기준 시장점유율은 10.1%로 업권 내 5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에도 롯데그룹이 약 20%의 지분율을 유지함에 따라 롯데쇼핑의 광범위한 유통 및 서비스채널을 활용, 포인트 적립, 제휴 할인 등의 마케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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