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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윤석열 대통령에 앞서 체포 구금의 길을 간 세계의 대통령들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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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됐다. 21세기 들어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것은 선진국 기준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최초로, 민주주의가 도입되고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서방 사회에선 전례가 없다.

16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날 오후 2시에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불러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 15일 오전 윤 대통령을 ‘12.3 비상계엄 사태’ 발발 이후 43일 만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 체포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체포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후인 17일 오전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었다.

다만 윤 대통령 조사일정에 변수가 생겼는데, 윤 대통령 측이 이날 오전 아예 공수처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어제 조사에서도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대통령 변호인 측은 충분히 조사를 받았다며, 더 이상 조사 받을 게 없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 측은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은 수사 기관의 체포가 적법한지 여부를 법원이 심사해 부적법하거나 부당한 경우 석방하는 제도로, 법원은 청구서가 접수되면 48시간 안에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해 체포를 유지할지를 결정한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이 재판부를 배당했으며, 윤 대통령 체포적부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가 맡는다. 법원은 오늘 오후 5시에 심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법원이 체포적부심을 심사하는 날 하루는, 수사기관이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48시간 제한' 기간에서 제외된다. 공수처는 이날 적부심 결과를 보고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늘날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체포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는 일반적으로 헌법 위반, 부패, 권력 남용, 혹은 국가적 위기와 관련된 중대한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다.

윤 대통령의 체포와 가장 근접한 사례로는 페루의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있다.

지난 2022년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와 비리 혐의가 드러나 국회의 탄핵 표결을 앞두고 의회 해산과 비상정부 수립을 시도했다. 의회는 이를 친위 쿠데타로 간주해 즉시 탄핵안을 가결했다. 카스티요는 가족과 함께 멕시코 대사관으로 도주하려 했으나 대통령 관저를 떠나던 중 체포됐다.

검찰은 그에게 반란, 직권남용, 공공질서 교란 등의 혐의로 징역 34년형을 구형했으며, 현재 구금 상태다. 초기 법적 구금 기간은 18개월이었으나, 법원이 이를 36개월로 연장했다.

페루는 잦은 정치 불안에 시달렸는데, 이에 부패 및 권력 남용으로 체포된 대통령이 다수 발생했다. 최근 7년간 6명의 대통령이 의회 탄핵소추로 중도 퇴진했다.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은 37년간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유지했으나, 2017년 군부가 개입하면서 가택연금 후 체포됐다. 무가베는 아내 그레이스 무가베에게 권력을 넘기기 위해 부통령인 에머슨 음낭가과를 경질했으나 군부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때 부통령을 경질한 이유는 마법을 사용해 반역을 꾀했다는 것. 군부 출신인 음낭가과가 경질되자 그동안 무가베한테 충성했던 군부가 이에 반발해 무가베를 배신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브라질의 미셰우 테메르 전 대통령은 2019년 임기 종료 후 체포되었지만, 임기 중에도 여러 차례 뇌물 수수와 부패 의혹이 제기되며 체포 요구가 있었다.

연방검찰은 지난 2017년 6월과 7월 테메르를 부패혐의로 기소했으나 연방하원이 전체회의 표결을 통해 기소 안건을 부결시키면서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이뤄지려면 연방하원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당시엔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후 퇴임 3개월 만에 원전 건설공사 관련 수주 알선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되었다. 며칠 만에 석방됐으나 대신 자산은 압류처리되었다. 2019년 5월에 다시 부패 혐의로 수감되었으나 6일 뒤 다시 석방됐다.

테메르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내각을 극우 성향의 백인 남성들로만 채운 데다 그 자신도 부패 혐의에 연관되어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노동자당 정권 시절부터 시행되어 왔던 복지정책 등의 개혁안을 후퇴시킨 탓에 집권 당시 브라질 내에서 평가는 최악이었다. 2017년 9월 기준으로 지지율은 3%대로 추락했으며, 부정적 평가는 82%에 달했다. 이에 2018년 재선 출마를 포기했다.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군부에게 권력 이양 후 체포된 사례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1981년 10월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당함으로써 그 해 11월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이집트 민중의 저항으로 대통령 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이집트의 최장기 통치자 무하마드 알리 파샤 이래 이집트를 가장 오랫동안 통치한 인물이었다.

2011년 1월, 튀니지에서 발생한 혁명의 영향으로 이집트에서도 무바라크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해서 발생했으며, 무바라크는 1월 29일 내각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해 2월 11일, 군부에게 권력을 이양하며 이집트 대통령 직에서 물러났다. 무바라크 퇴임 2달 후인 2011년 4월 12일 이라크 검찰은 반정부 시위에서의 폭력 행위, 부정 축재 혐의로 무바라크를 체포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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