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플라스틱이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바뀌는 추세다. 미국 스타벅스가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 14개 주 약 580개 매장에서 플라스틱 컵 대신 퇴비화가 가능한 특수 제작 컵과 뚜껑을 도입했다. 스타벅스는 폐기물 감소를 위한 지역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도 환경 보호 측면에서 가장 진취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22년 6월 지역사회의 플라스틱 쓰레기 및 재활용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플라스틱 오염 방지 및 패키징 생산자 책임법」을 제정했다.
이 법의 가장 큰 특징은 재활용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지역사회의 재활용 업계나 납세자가 아닌 플라스틱 패키징 생산 업계가 부담토록 전환토록 한다는 것이다. 생산자에는 일회용 패키징과 플라스틱 식품 서비스 용품(식기류)을 생산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일회용 패키징 및 플라스틱 식기류에 자신들의 제품을 포장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생산자로 지정된 기업들은 플라스틱 오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피해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취약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2027년부터 10년에 걸쳐 50억 달러(약 7조 1675억)를 모금해야 한다.
그 밖에 패키징 생산 업계의 기업들에 2032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사용량의 감축과 재활용 및 퇴비화를 의무화했다.
친환경 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일정한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며, 두번째는 재생가능한 물질인 식물유래자원 바이오매스(biomass)를 원료로 이용하여 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공정을 거쳐 생산되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다.
한국바이오플라스틱협회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정한 조건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박테리아, 조류,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이나 분해효소 등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으로 다양한 원료(바이오매스 또는 화석연료 기반 화합물)로부터 만들 수 있다.
생분해성플라스틱은 일반 플라스틱 제품과 마찬가지로 사용될 수 있으며, 사용 후에는 폐기물을 일정 조건을 갖춘 시설에서 퇴비화시킬 수 있다. 부득이 연소시키더라도 발생 열량이 낮아서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이 방출되지 않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은 재생이 가능한 식물유래자원인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하여 고분자를 합성한 것이다. 사탕수수를 이용한 바이오 폴리에틸렌과 옥수수로부터 포도당, lactic acid, lactide 등으로의 변환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poly(lactic acid), PLA가 대표적인데, PLA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이면서 동시에 생분해성도 나타낸다.

[사진-친환경플라스틱을 사용한 블록제품, 출처-레고]
이에 일부 기업은 친환경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을 늘리고 있다. 세계적인 블록 장난감 회사인 레고는 2018년부터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자사 제품을 바꾸고 있다. 2021년부터는 친환경 소재 비중을 높이고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로 대체하고 있다.
국내에선 2024년부터 HD현대케미칼과 CJ제일제당이 협력하여 친환경 바이오 납사와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HD현대케미칼은 CJ제일제당으로부터 대두유, 폐식용유 등의 바이오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바이오 납사를 만들고, 바이오 납사로 생산한 친환경 플라스틱을 다시 CJ제일제당에 공급하는 선순환구조다. 공급한 친환경 플라스틱은 CJ제일제당의 간편 가정식 용기와 포장재 등에 활용된다.
친환경 플라스틱으로의 전환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현재 막대한 양의 PLA 제품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에서 분해되어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PLA가 분해되기 위해서는 60도의 고온에서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일정 조건을 갖춘 퇴비화 시설에서나 분해가 가능하다.
국내에는 생분해 제품을 별도로 수거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다. 별도 수거시스템이 없으니 생분해제품을 버릴 때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 그러면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 플라스틱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 또한 PLA는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주로 페트병)와 외관이 비슷하여서 분류가 어렵고, 둘이 섞이면 재활용 가치가 떨어진다.
선진국과 다른 표준인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생분해 플라스틱은 ‘토양생분화’와 ‘산업 퇴비화’ 중 하나의 기준을 만족하면 인증받을 수 있다. 그런데 산업 퇴비화 제품은 단순매립 시 분해에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올해 인증이 종료된다.
한경협은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은 여전히 산업 퇴비화를 표준으로 인정하고 있어 경쟁 차원에서도 인증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생분해 플라스틱을 현실적 대안 중 하나로 보고 시장이 실질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정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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