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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지구촌 곳곳 데이터센터 건설 중단...국내서도 3년간 16곳 무산돼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5.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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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픽사베이

[이코리아] AI 산업의 부상으로 데이터센터는 AI 혁신과 ICT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시키고 운영하려면 막대한 연산 자원이 필수적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편, 세계 각국이 AI와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위해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갈등과 규제 또한 심화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이 지역 주민 반대와 정부 규제로 인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공개적으로 추진이 중지되거나 취소된 데이터센터는 16곳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지난 2023년 인천 서구에 7조 8,5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인허가 지연과 지역사회 반발로 인해 공사가 계속해서 늦어지고 있다. 반면, 같은 해 AWS가 발표한 말레이시아 데이터센터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1년 5개월 만에 착공을 마쳤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 디지털리얼티가 김포시에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역시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인해 착공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대규모 정전 사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지역 기온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세빌스코리아가 내놓은 2024년 상반기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3년 말 기준 수도권에서 데이터센터 용도로 인허가를 받은 총 33건의 사업 중 절반 이상인 17곳이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연되고 있다. 주요 원인은 데이터센터 운영사 확보의 어려움, 주민 민원으로 인한 인허가 지연 및 공사 중단 등이 꼽힌다. 특히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최종 임차인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로 한정되어 있어, 신규 프로젝트의 경우 임차인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고서는 또한 "현재 인허가를 받은 사업 중 약 35%가 1년 이상 착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 중 약 30%는 인허가 후 착공까지 1년 이상 소요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 4년간 기간통신사업자 및 IT 서비스사업자들이 평균 4~5개월 내 착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지연된 수치다.

= 보스턴컨설팅그룹 누리집

이러한 갈등은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초래하는 전력 및 물 사용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달 20일, 데이터센터 성장의 주요 장벽과 해결책을 분석한 보고서 '데이터센터 성장의 장벽을 허물다 (Breaking Barriers to Data Center Growth)'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급격히 확장하고 있지만, 전력 인프라 병목 현상, 공급망 문제, 지역사회 반발, 환경적 영향이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전력 인프라 부족을 데이터센터 확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020~2023년 성장률(12%)보다 33% 빠른 속도지만 전력망 확충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데이터센터 확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AI 훈련을 위한 대규모 연산 작업이 전력 사용량을 폭증시키고 있다고도 짚었다. 보고서는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이 지역 전력망 전체의 60%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에너지 공급업체 및 규제 당국과 협력하여 전력망 확충 및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재사용 가능한 냉각 시스템, 수자원 절약 기술 및 친환경 냉각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고도 짚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친환경 설비를 도입하고, 지역 사회와 협력해 물 사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BBC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키어 스타머 행정부의 AI 확장 계획이 이미 영국의 부족한 식수 공급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영국 남부 일부 지역은 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이미 물 부족 위기에 처해 있지만, 이들 지역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의 건설이 계획되는 등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영국 왕립공학원은 정부가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 센터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와 물 사용량을 정확하게 보고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식수 사용량을 줄이고 냉각을 위한 에너지 사용을 제로로 전환하는 등 모든 데이터센터에 환경 지속 가능성 요건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톰 로든 노팅엄대 교수는 보고서에서 "AI의 개발, 배포 및 사용이 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BBC는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저항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세계 물 사용량이 초기 AI 도구를 개발하는 동안 34%나 급증했으며, 아이오와에 위치한 데이터 센터는 오픈 AI의 GPT-4를 훈련하는 동안 한 달 동안 해당 지역의 물 공급량의 6%를 사용했다.

또 칠레에서는 구글이 물 사용량에 대한 우려로 데이터 센터 건설을 중단했으며, 우루과이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시위로 인해 센터의 냉각 시스템을 재설계했다고도 전했다.

 


 

 

 

 

 

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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