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뿐 아니라 브라질, 미국까지 뎅기열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 해당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여 86개국에서 500만 명 이상 환자가 발생하였고, 5천 명 이상 사망하였다. 기후 변화로 인해 뎅기열 매개 모기들은 크로아티아, 이탈리아 같은 유럽과 미국 캘리포니아 등 전에 볼 수 없었던 다른 지역들로 그 병을 퍼뜨리고 있다.
특히 라틴 아메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는 뎅기열의 발생 규모는 충격적이다. 올해만 해도 브라질에서 1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페루와 푸에르토리코에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WHO의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지난 3월 “캐나다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미주 지역에서 4가지 뎅기열 유형(혈청형)이 모두 관찰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혈청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며, 5~7일의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감염병이다. 감염된 사람의 4분의 3은 전혀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다 하더라도 가벼운 독감 증세에 가깝다.
그러나 중증 뎅기열로 진행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병에 걸린 사람 중 약 5%가 중증 뎅기열로 진행되는데, 체액 성분인 혈장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가기 시작해 환자들이 쇼크 상태에 빠뜨리거나 장기부전을 겪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종식 이후 해외여행 활성화로 뎅기열 환자 유입이 증가 추세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뎅기열 환자 유입이 늘어나기 시작해 2023년에는 총 206명이 확인되었다. 이는 전년(103명)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
주인도네시아 대사관에는 지난 2월 뎅기열 확산에 대한 안전공지까지 올라왔다. 각종 여행 관련 커뮤니티엔 뎅기열 발병으로 인해 현지에서 치료하고 와야할지 한국으로 와야할 지 곤란해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뎅기열은 수두처럼 한 번 감염되었다고 재감염 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재감염 시 치명률이 급격히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9월엔 방글라데시를 방문한 한 사업가가 뎅기열로 현지에서 사망한 예도 나왔다.
뎅기열은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 없어 모기물림 방지 등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여행 준비 시 모기기피 용품 및 상비약 준비는 필수다. 여행 중에는 모기가 많이 있는 ‘풀 숲’ 및 ‘산 속’ 등은 가급적 피하고, 외출 시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고,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 사용한다.
검역관리지역(56개국)에서 입국할 경우 입국 전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통해 건강상태를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 만약 입국시 모기물림이 있어 의심증상(발열,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이 있는 경우, 검역관에게 이를 알리고 반드시 뎅기열 신속키트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귀국 후에도 2주 이내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의료기관 방문하여 해외 방문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4주 동안은 증상이 없더라도 헌혈이 금지된다.
질병관리청은 2024 민생정책으로 올해부터 전국 국립 검역소(13개)에서 국민의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해 연중 뎅기열 신속키트검사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신속키트검사는 간이검사로 양성으로 확인되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확인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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