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값’ 소리를 듣는 과일에 이어 김과 김가루 가격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요즘 자영업자 사이에서 가격 폭등중이라 난리난 식재료.jpg’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되고 있다. 김값이 ‘금값’이 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김가루 가격을 공유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지난 14일 ‘김가루 어디서 구매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에서 1kg 1만원으로 쓰고 있었는데, 최근 3.5만원 이상으로 올라서 걱정입니다”라고 물가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외에 비정상적인 가격 폭등에 대해서 다른 자영업자는 “최근 김가루 사태, 제아무리 수출이 많아졌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었다한들 내수시장 물량확보는 먼저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갑작스레 2배 오르고 이젠 3배 4배 오른단 얘기도...”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가루가 작년 대비 거의 두 배 올랐다는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나마 김밥 먹으면서 식비 버티고 있었는데...”, “안 오르는 게 없어 물가가 그냥 미쳤다”, “김은 기후변화 때문에 저러는 거라 정부도 해결 못할 걸?”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김밥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5.90(2020=100)으로 전년 대비 8.6% 상승하며 작년 외식 물가 품목 중 피자(11.2%), 햄버거(9.8%)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전년 대비 상승률이 2.8%였으나 2021년 4.8%, 2022년 10.7% 오른 데 이어 지난해 8.6% 상승했다.
김이 주 재료인 김밥 한 줄에 '천 원'이던 시절은 이제 옛날 옛적 이야기가 됐다. 한 김밥체인의 경우 2023년 기준 야채김밥이 3000원 선이다. 김밥에 라면을 추가하면 1만원이 훌쩍 넘는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김가루 가격 폭등과 관련해 김 제조 관련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1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지금 김 원초 가격 자체가 많이 오르고 있어 저희와 같은 조미김 업체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면서도 “가격 인상이라던가 이런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검은 반도체'로 불릴 만큼 김 수출이 증가하면서 국내 가격 폭등을 불러왔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전 세계에서 김을 대규모로 생산해 상품화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뿐이다. 이 가운데서도 우리의 생산 기반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액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8%씩 성장했고,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해 전 세계 1위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해조류 시장이 2030년까지 118억 달러(약15조 7707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김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해양오염과 수온상승으로 김 양식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의 해상양식이 바다 수온에 의존해 11월~4월까지만 수확이 가능하며, 양식자재 준비나 시설 설치 및 철거 등에 많은 투자와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김 수출 확대 및 가격 안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의 경우 아예 땅 위 인큐베이터에서 김을 양식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은 ‘생물 반응조’라는 기계 장치를 이용하는 김 육상양식을 통해 엽체부터 단포자, 유엽, 성엽까지 키워 수확한다. 풀무원은 1톤(t )크기의 생물반응기를 구축하고, 김을 양식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풀무원은 지난해 10t 크기의 생물반응기를 설계 및 구축해 육상양식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김 산지가 줄고 있는데다 최근 가격 폭등 등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육상 김 양식을 준비해왔다”면서 “3년 내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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