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화학업종 기업들의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인 롯데 화학 계열사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롯데화학 계열사 3사 임원 125명은 이날 총 69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지난 3일 보통주 2115주를 주당 11만1291원에 매입했다. 매수 금액은 총 2억3983만원이다. 지난 3∼4일 이틀간 자사주를 사들인 롯데케미칼 임원은 93명에 달한다. 황진구 부사장, 이영준 부사장도 각각 1100주, 1068주를 사들였다.
롯데정밀화학 임원 16명도 총 6050주를 장내 매수했다.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는 지난 4∼5일 이틀에 걸쳐 1억1487만원어치 자사주 2400주를 매입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임원 18명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는 1억69만원어치 자사주 2100주를 매입했다.
최근 석유 화학 업황이 둔화되며 화학주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롯데그룹 경영진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잇따라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주식 시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면 유통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당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이유로 기업은 자사주 매입을 활용해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한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은 롯데 계열사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보도에 강세를 띠며 8.61% 상승하며 장마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 롯데정밀화학도 각각 8.49% 2.49% 올라 거래를 마쳤다. 이튿날인 12일에도 롯데케미칼은 0.33% 오른 12만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1일 대한유화(+8.44%), 금호석유 (+5.89%) 등 관련 석유 화학주들도 함께 상승 릴레이를 펼쳤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중국향 수출물량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석유화학주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학업의 미국향 수요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이구환신(구형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소비재의 신제품 교체) 정책에 따른 소비와 투자 수요 확대 가능성에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주요 이유로는 화학 스프레드 급등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저점 대비해서는 대부분 꽤 많이 올라오긴 했지만 시계열을 더 길게 놓고 보면 고점 대비 몇 분의 1토막인 상황이 대부분이라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과거 사이클을 본다면 업사이드는 여전히 충분히 크게 열려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연초누계(YTD) 기준 중국은 여전히 우리나라 석유화학제품 수출 비중 31%로 압도적 1위 국가이다. 이러한 중국이 현재 부양책 효과가 나타나며 경제 회복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다. 4월 제조업 PMI는 2개월 연속 50.4로 확장 국면이 이어졌고, 올해 1분기 근로자 임금은 3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상승(YoY +2.2%) 상승해 소비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수요 개선은 이미 화학제품 스프레드 확대(NCC 마진 1Q24 209$/톤 → 2Q24 237$/톤)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또 “중국의 5월 제조업 PMI는 49.5로 다시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지만, 화학제품 가격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제품은 SBR(+6.4%)로 중국 내 타이어 업체 가동률 상승과 더불어 높은 BD 가격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한편, 하반기부턴 대만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가 해제될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업황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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