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예식장 비용에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민간예식장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 기준 166개소에서 2023년도 136개소로 20%가량 감소했으며, 식장이 줄어듦에 따라 선호 시간대 예약이 어려워지고, 비용이 올라가는 등 예식을 준비하는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예식장 평균 비용은 하객 100명 기준 실내는 1430만 원부터 야외 결혼식의 경우, 최저 2405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초대할 하객을 250명 예상으로 실내결혼식을 할 예정이라면 예식비용만 최저 3575만 원 이상이 지출되는 것이다.
예식장 비용이 비싸지는 이유 중 하나는 예식장 계약 시 포괄적이고 명확하지 않은 계약서 작성으로 인한 과도한 추가금 부과 및 끼워팔기 등 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서울시민의 예식업·결혼 준비 대행업 관련 소비자 상담은 총 825건으로, 예식장이 54%(447건)로 가장 많았다. 피해 유형은 계약 해제·해지·위약금 관련이 66%(543건)였다.
예비부부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에는 예식장 계약 후 추가금을 요구해 소비자원에 신고했다는 사례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수원에서 결혼을 준비 중이라는 한 누리꾼은 “‘본식 사진 원판 별도, 보정 비용 별도, 출장비 별도, 피팅비·헬퍼비 별도’ 등 가격 표시 없이 추가금을 요청해 정확한 가격을 표기해달라고 요청했다”라면서 “예식장 잡기가 어렵다지만, 집, 혼수 및 기타비용으로 가뜩이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예식비용도 오르면서 이렇게까지 결혼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4월 결혼 서비스 시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지출 규모를 파악하고 관련 업체의 가격 공개 현황 등을 고려해 결혼 관련 품목·서비스별 공개 필요성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결혼의 첫 시작점인 예식 부문에서의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결혼 서비스 업체 가격 표시를 의무화하는 ‘가격표시제’를 도입하고, 공공 플랫폼(참가격), 민간 플랫폼, 개인 간 정보 공유 등 결혼 서비스 가격 공개가 이뤄질 수 있는 채널을 발굴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지난 27일 정부는 예비부부들의 부담완화를 위해 공공기관을 예식 공간으로 추가개방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2027년 말까지 200개소 이상을 목표로 개방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공유 누리 누리집을 통해 통합예약 서비스도 가능하다. 기존에는 각 기관에서 예식 공간을 제공할 뿐, 예비부부들이 원하는 지역에 어떤 공간이 개방돼 있는지 한 번에 검색하기 어려웠다. 새롭게 단장된 서비스는 한눈에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공공기관 예식 공간 사용료는 무료거나, 대부분 50만 원 이내로 저렴하게 식장을 대관하려는 시민들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용인원, 개방일이 제한적이고 피로연 장소가 마땅치 않단 문제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사용료가 5만원에 불과하지만, 내년 3월부터 이용이 가능하고 피로연 이용이 불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용인원이 50명에 불과해 하객이 많을 경우 선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 사용자격에 해당사항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지자체 별로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거나, 해당 자치구에 주소지를 두고 있는 직장, 학교 등에 재직, 재학 중인 자만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어 사용예약시 확인이 필요하다.
지자체 자체별로도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저렴하게 개방하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탄생 응원 서울 프로젝트’ 일환으로 주요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하는 ‘주요시설을 활용한 결혼식’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북서울꿈의숲, 한방진흥센터, 시립대 자작마루에 시범 도입한 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예식장 예약난과 고물가로 결혼식 비용이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예비부부를 위해 선호도 높은 시설을 결혼식장으로 개방했다”며 “특색 있는 장소에서 개성 있는 결혼식을 원하는 예비부부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유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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