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5일 은행회관에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손경식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 주재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 세법 개정안을 심의·확정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종합부동산세는 올해 세제 개편안에 담기지 않았다.
26일 정부 당국의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세제개편안에서 부동산관련 내용의 핵심은 혼인 및 출산 우대와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세제혜택 지원, 그리고 시장 담세능력을 고려한 부동산 중과세제 적정화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결혼과 출산에 대한 세제 지원이 크게 확대됐다. 앞으로 3년간(‘24~’26년) 결혼할 신혼부부는 조특법을 통한 결혼 세액 공제를 가구당 100만원까지 수령(지방세까지 포함하면 110만원 수령) 가능해졌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세제지원 적용대상이 확대돼 세대주 외 세대원인 배우자도 소득공제 및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이 가능해졌다. 청약통장 보유 세제혜택을 부부가 함께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분양시장을 통한 내 집 마련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고령화 및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인구감소지역 주택 및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대한 과세특례(조특법)를 신설했다. 일명 지방 등 인구소멸 우려 지역에 대한 세컨즈홈 구입을 독려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1주택자가 오는 2025년까지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준공 후 미분양주택(전용면적 85㎡, 취득가액 6억원 이하)을 취득하면 다주택자가 아닌 1가구 1주택자 특례를 적용받는다.
또 1주택자가 오는 2026년까지 인구감소지역 내(수도권·광역시는 제외) 주택 1채(공시가격 4억 원 이하)를 취득하면 1가구 1주택 특례도 적용할 계획이다.
1주택자가 ’24.1.10~‘25.12.31까지 수도권 밖의 준공 후 미분양주택(전용면적 85㎡, 취득가액 6억 원 이하) 취득 시 1세대 1주택 특례 적용할 예정이다. 2024년 5월 현재 지방 준공후 미분양주택은 1만806호로, 경남(1793호), 대구(1506호), 전남(1353호), 부산(1308호), 제주(1202호) 등에 적체된 상태다. 이들 지역 미분양 해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양도소득세는 12억 원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80% 적용, 종합부동산세는 기본공제 12 억원 및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최대 80% 적용된다.
상속·증여세율도 개정했다. 상속세의 자녀 공제 금액을 현재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10배 확대했다. 1997년에 5억 원의 일괄 공제를 신설한 이후 27년째 상속세 공제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예컨대 자녀 공제가 1인당 5억 원으로 높아지면, 자녀가 2명인 경우에는 배우자 공제 5억 원에 기초 공제 2억 원, 자녀 공제 10억 원이 적용된다. 25억 원의 상속재산 가운데 17억 원을 제외한 8억 원에 대해서만 상속세를 매기는 것이다.
기재부는 “자녀가 3명이면 상속세가 4000만원으로 줄어들고 4명 이상이라면 공제액이 상속액을 초과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주택 전·월세 가격 인상 움직임과 고물가, 고금리 영향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고려한 세제혜택이 포함됐다.
상생임대주택 임대인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특례 적용기한을 연장했다. 임대료 증가율 5% 이하로 상생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1세대 1주택 비과세 및 장기보유 특별공제 적용 시 거주기간 2년 요건 면제를 2년 연장(~’26.12.31)하기로 했다.
상가임대료 인하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연장(조특법)은 부동산임대사업자가 소상공인에게 임대료 인하 시 인하액의 70%(종합소득금액 1억 원 초과 시 50%)를 소득·법인세에게 공제하도록 한 것이다. 소상공인 임대료 안정을 위해 상가임대료 인하액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기한을 1년 연장(~’25.12.31)하기로 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관심을 모았던 종합부동산세 개편은 이번 방안에서 빠졌다.
이에 대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종부세는 아직 개선해야 할 사항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것보다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더 컸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재산세와의 관계라든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검토하고 그 결론을 세법에 담는 게 맞아 이번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야당이 종부세 개편을 열어둔 만큼 세법개정안이 국회로 넘어가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최근 종부세와 관련해 “종부세가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 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종부세 개편에 신중하게 접근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해 3월 셋째 주 상승전환한 후 지금까지 18주째 오르고 있다. 특히 갈수록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면서 주택가격을 불안하게 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이 저출산대책과 관련된 이번 건설·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기존 대비 보다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제외된 것을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급등 상황 속에서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어 개편을 미뤘다는 관측도 내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26일 <이코리아>와 한 통화에서 “혼인에 대한 1세대 1주택 특례를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해 결혼으로 인한 가구로 묶이더라도 2주택까지는 다주택 세부담을 낮추며 절세 보유할 기회가 열렸다. 해당 사항에 놓인 혼인신고예정자라면 관련 시행령개정이후 혼인신고를 하는 것이 관련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구감소지역 주택 및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대한 과세특례와 관련해 “수도권과 접근성이 좋은 강원 및 충청지역 중 역세권·신축 위주로 일부 수요발현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밝혔다.
상속·증여세율 개정에 대해 함 랩장은 “물가상승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과거보다 높게 상승한 반면 상속·증여 세금부담은 이를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고령화로 인해 증여, 상속 시점이 늦춰지는 문제 등을 고려한 세부담 완화 조치”라면서 “다만 상증법의 국회 법 개정 이전까지 부동산 관련 증여 움직임이 일시적인 소강상태를 보이는 공동화 현상이 발생될 수도 있고 법 개정이후 증여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산 관련 대책은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개선되더라도 별다른 이견은 없을 정도의 사안”이라며 “결혼세액공제, 기업의 출산지원금 비과세 등 기존보다 구체적인 내용들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종부세 이슈는 다주택자 규제와도 연결되는데, 지금처럼 시장 특히 서울아파트에 대한 과열 논의가 나오는 상황에서 함께 다루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다”며 “특히 다주택자 규제완화까지 논의될 경우 부동산 투기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부세 논의가 없다는 것은 일단 지금 있는 세금을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므로, 여기에 따른 별다른 시장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수은 기자
저작권자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 많은 기사는 '이코리아'(http://www.ekoreanews.co.kr/)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티메프 사태' 직격탄 맞은 여행사 주가 하락, 쿠팡 네이버는 상승세 (0) | 2024.07.29 |
---|---|
위기의 K-배터리, 어디로 가나 (0) | 2024.07.29 |
세법개정안, “부자 감세” vs “경제회복 마중물” 엇갈린 반응 (1) | 2024.07.29 |
청년도약계좌 혜택 늘린 금융당국. 이유는? (0) | 2024.07.29 |
국내 빅3 조선사, 슈퍼사이클 진입...수주 잔고 지속 증가 (0) | 2024.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