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쇼핑몰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대금 회수가 불확실해지면서 상당한 손실이 예상되는 여행사 및 결제대행업체 등의 주가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티몬·위메프 등에서 여행 패키지 상품이나 항공권 등을 판매해온 여행사 주가는 정산 지연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주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나투어 주가는 티몬이 정산 지연을 공지(22일)하기 전 거래일인 지난 19일 종가 기준 5만5100원에서 26일 5만2000원으로 5거래일간 3100원(△5.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7.4%), 참좋은여행(△6.7%), 노랑풍선(△10.2%), 롯데관광개발(△1.6%) 등 다른 여행주도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다.
하나투어를 비롯해 모두투어, 교원투어,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사들은 티몬·위메프에서 지난 6월 출발 상품에 대한 대금부터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여행사는 8월 이후 출발 상품에 대해 예약 취소에 따른 호텔·항공사 위약금도 부담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휴가철 여행 수요가 위축되면서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행사만큼은 아니지만, 결제대행업체 또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NHH KCP는 19일 9150원에서 26일 종가 기준 9050원으로 100원(△1.1%) 하락했으며, KG이니시스 또한 같은 기간 1만860원에서 1만600원으로 주가가 2.4% 떨어졌다.
이들 전자결제대행사들은 티몬·위메프와 계약을 맺고 플랫폼과 소비자 사이에서 결제를 대행해왔으나,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자 결제 취소를 중단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금융감독원이 10개 PG사 관계자를 소집해 결제 취소 중단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경고하자, 간편결제업체 및 PG사 대부분이 29일부터 이의제기 신청 채널을 여는 등 결제 취소 절차를 재개했다.
금융당국은 티몬·위메프와 계약한 PG사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사로 자본 규모가 커 이번 사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결제취소에 따른 손실과 향후 매출 감소 등의 타격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로 이들 업체의 매출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쿠팡 등의 이커머스 업체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쿠팡과 물류 및 창고 업무를 제휴 중인 KCTC는 19일 4060원에서 26일 5330원으로 주가가 5거래일 만에 31.3%나 급등했다. 쿠팡 물류 전담 운송업체인 동방 또한 같은 기간 2975원에서 3675원으로 주가가 23.5% 올랐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해 경쟁사인 쿠팡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협력업체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했던 네이버 또한 주가가 반등하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17만2200원이었던 네이버 주가는 26일 종가 기준 17만4800원으로 2600원(1.5%) 상승했다. 네이버 주가는 29일 오후 1시 현재 전일 대비 200원(0.11%) 오른 1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보고서를 내고 네이버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큐텐 그룹이 갖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은 3% 수준으로 추정되며 네이버가 1%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라며 네이버 목표 주가를 24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이번 사태가 큐텐의 부도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셀러 및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이상 이용자 이탈은 불가피하다”라며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 네이버로 2.5조원 이상의 총거래액(GMV) 유입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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