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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티메프 사태에 소비자 신뢰 상승세 타는 기업은?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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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기획재정부 차관(오른쪽에서 2번째)이 7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위메프, 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관련 관계부처 TF 2차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큐텐 그룹 산하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의 몰락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쿠팡과 네이버가 가장 수혜를 입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이번 티메프사태가 큐텐의 부도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셀러 및 소비자의 신뢰를 잃은 이상 이용자 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 산하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 등의 연 거래액은 7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MAU는 티몬이 830만명, 위메프가 770만명에 달한다. 이에 연 7조원 수준의 총거래액(GMV)는 경쟁 오픈마켓들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몬과 위메프는 국내 10위권 오픈마켓에 해당하는 만큼 현 사태에 따른 커머스 업종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티메프 사태로 쿠팡과 네이버쇼핑 등 메이저 업체들이 티메프의 소비자 층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줄 것으로 판단된다”며 “온라인 시장 내 지난해 22.9%였던 쿠팡의 점유율은, 올해 2024년 24.3%로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2분기 쿠팡의 MAU(월간활성고객수)는 9,331만 명으로, 직전분기 대비 약 3.3% 늘어났다. 2분기 합산 거래대금 추정치도 약 14조 65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켓와우멤버쉽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효활성고객수가 증가하고 있어 신규 고객을 통한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산업 대비 압도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점유율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과 쿠팡이츠 성장을 고려할 때 쇼핑커머스를 기반으로 영역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기존 고객층을 대상으로 멤버쉽 가격 인상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실적 레벨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기존 가격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티몬 대금 지연 사태와 관련해 남 연구원은 “큐텐은 큐익스프레스를 통한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는데, 플랫폼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경우 동 성장세도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존 온라인쇼핑업체 재무구조가 취약(자본잠식)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티메프 사태의 가장 큰 수혜는 네이버가 볼 것”이라며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 네이버로, 2.5조원 이상의 GMV 유입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또 “국내 최대 오픈마켓은 네이버이며, 전체 오픈마켓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큐텐 그룹이 갖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은 3% 수준으로 추정되며, 네이버가 1%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네이버의  24IF, 24IF GMV 추정치를 각 1%, 5% 상향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레에셋증권은 네이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유지, 목표주가를 24만5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PG사들의 낙폭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티몬·위메프의 결제를 대행해 온 NHN KCP(페이코) 주가(종가 기준)는 업무 중단 전날이던 이달 22일 9140원에서 25일 9060원으로 0.8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PG사인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는 각각 1.85%, 1.68% 하락에 그쳤다.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국내 포털과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연일 티메프 사태 이야기로 혼란하다. 관련 기사와 게시판마다 ‘믿을 건 대기업뿐’  ‘쿠팡, 네이버, G마켓, SSG닷컴, 옥션, 11번가, 롯데ON, CJ온스타일에만 가면 되는 겁니까’라는 누리꾼들의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2~25일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티몬·위메프 관련 상담 건수는 4137건이다. 특히 여름휴가 시즌에 여행 관련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발생해 신속한 피해구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원은 지난 26일 티메프 사태로 촉발된 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일괄 구제하기 위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절차에 신속히 착수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8월 1~9일 집단 분쟁조정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29일 관계 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소비자 보호 강화와 판매자 피해 방지를 위해 5600억 원의 유동성을 투입하기로 했다. 

 

29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위메프·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문제 관련 관계부처 TF 회의를 개최해 소비자와 판매자 등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해 여행사·카드사·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한 카드결제 취소 등 신속한 환불 처리를 지원하고, 이미 구매한 상품권의 경우에는 사용처 및 발행사 협조 아래 소비자가 정상적으로 사용하거나 환불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민원접수 전담창구(금융감독원·소비자원)를 운영하고, 여행·숙박·항공권 분야 피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단분쟁조정 신청 접수(소비자원)를 내달 1일부터 9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판매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중진공·소진공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 2000억 원, 신보·기은 협약프로그램 3000억 원을 포함해 총 5600억 원+α 규모의 유동성을 투입한다. 

 

대출 만기연장 및 기술보증지원을 통해 금융애로 해소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영난 극복을 위해 소득세·부가세 납부기한을 최대 9개월까지 연장하는 등 세정 지원을 적극 확대하는 한편, 타 온라인 플랫폼 입점 지원 및 항공사·여행사 간 협의를 바탕으로 항공권 취소수수료 면제도 지속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향후에도 소비자·판매자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부처가 총력 대응하는 한편, 금감원·공정위 합동점검반을 통해 위메프·티몬 사태와 관련한 위법 사항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향후 유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전자상거래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관련 법령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등 제도개선 방안 마련도 병행키로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오는 30일 전체 회의를 열어 티몬과 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하기로 했다. 

 

 

 

윤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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