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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트럼프, 해리스... 가상자산 업계에 잇단 러브콜 왜?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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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가상자산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가상자산’ 행보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한 표를 호소하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가상자산 업계와의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의 핵심 인물들과 만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의 측근들이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지지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상자산 업계와의 관계를 재설정할 것을 조언했으며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 서클 ▲암호화폐 ‘리플’의 발행사 리플랩스 등의 관계자와 만남을 주선했다고 전했다. 

 

기사에 거론된 가상자산 업체 및 해리스 부통령 측은 FT의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업계에 친화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보인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더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기 전인 지난 5월부터 재선캠프 관계자들이 가상자산 업계 주요 인사와 만나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가상자산 업계와 우호적인 관계를 재구축하려 하는 이유는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이 표심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반대론자로 알려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들어 가상자산 업계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며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서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하게 될 비트코인을 100%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이것은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량(strategic national bitcoin stockpile)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그 엄청난 부를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입도록 영구적인 국가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가상자산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던 회의론자로 알려져 있다. 앞서 그는 지난 2019년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암호화폐의 팬이 아니다”라며 가상자산의 과도한 가격변동성을 비판했고, 페이스북(현 메타)의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 도입 시도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이 은행이 되고 싶다면 은행 인가를 받고 다른 은행들처럼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바이든 행정부 및 민주당과 차별화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동안 가상자산에 대해 강력한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펼쳐온 바이든 행정부에게 ‘반기업·반혁신’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한편, 자신은 친기업·친혁신 후보로 홍보하겠다는 것.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가상자산 행보에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아직 없다. 다만 가상자산 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보에 따라 변동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실제 ‘암호화폐 대장’으로 꼽히는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및 컨퍼런스 연설 등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상자산 시장의 표심을 모두 뺏기지 않으려면, 해리스 부통령 또한 가상자산 업계와의 관계 재설정에 나설 수 밖에 없다. FT는 “해리스 부통령 선거 캠프의 외부 조언자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이 반기업적이라는 경영계의 인식을 바꾸고 싶어한다고 말했다”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고향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세금 및 규제 위협에 항의하며 민주당을 떠났던 IT업계 인사들을 다시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양당 후보가 모두 가상자산 업계에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가상자산 상승랠리가 계속될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 참석 소식에 대해 “유력 대선 후보가 대선 운동 일환으로 비트코인 행사에 참석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산업 관계자들은 들뜬 상황”이라며 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을 주요 지지층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음을 재차 시사한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행사는 불참하지만 최근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중으로 알려졌다”라며 “디지털 자산 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바이든 대통령보다 온건한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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