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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임업계 불황에 국내외 게임사 노사갈등 확산

by 이코리아 티스토리 2024.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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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국내 게임 업계가 불황 극복을 위한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이 이어지며 업계에 노사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넷마블에 노동조합이 설립되며 7번째 게임 업계 노동조합이 탄생하는 등 여러 게임사에서 새로운 노조의 설립도 이어지고 있다.

 

‘던전 앤 파이터’ IP를 개발하는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의 노동조합은 지난 4일 임금협상 결렬을 공지하며 노조 차원의 쟁의를 예고했다. 최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2천억 원을 기록하고, 던전앤파이터의 IP를 활용한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개발 중인 상황에서 사내 노조 가입률이 70%를 넘는 네오플 노조가 본격 쟁의에 돌입할 경우 그 여파는 클 것으로 보인다.

 

네오플 노조는 연봉 418만 원 인상 보장과 높은 영업이익 기여 성과 인정, 넥슨코리아와 네오플 간 평균 연봉 차이 조정 등을 내세웠다. 현재 네오플이 내고 있는 성과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된 주장이다. 네오플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넥슨 그룹의 영업이익 5조 4,099억 원 중 70%가 넘는 3조 8,1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왔지만, 사측은 영업이익의 2%도 되지 않는 수준의 보상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사측은 노조 측의 연봉 차이 주장에 대해서는네오플과 넥슨코리아 임직원 사이에 평균연차 차이가 있어 그로 인해 연봉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앞으로 노동조합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엔씨소프트 노조 제공

이런 노사 갈등은 엔씨소프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엔씨 노조는 5일 성명서를 내 사측이 고용불안 위기감 조장을 중단하고 일방적인 분사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엔씨가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리더십 부재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이 원인이며, 사측은 이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직원들을 단순 소모품과 비용절감 요소로만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경영진이 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고도 말했다.

 

이에 따라 엔씨 노조는 사측에 일방적인 분사 계획의 철회, 인원감축 계획 중단과 직원과의 소통을 요구했으며 해당 요구가 무시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고 생계와 미래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섬식품노조 누리집

지난달에는 넷마블에서 노동조합이 설립되며 사측이 경영 위기의 대가를 직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는 7일 넷마블지회의 설립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창립선언문을 공개했다. 창립선언문은 “현재 넷마블은 경영 위기라는 이유로 불합리한 일들을 자행하고 있다. 계약기간이 남은 계약직들의 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한 팀 해체, 동결된 연봉 등은 모두 직원들이 짊어져야 할 것들이었다.”라며 넷마블의 현 상황을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중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넷마블 노조는 사측이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의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하게 결정하고 직원들과 투명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앞으로 넷마블노조는 ▲인센티브 정책, 연봉 인상률, 수익 등의 투명한 공개와 공정한 결정 ▲고용안정 ▲노동자의 인권과 존엄에 대한 존중 등을 사측에 요구할 예정이다.

파리에서 파업을 진행중인 유비소프트 직원들 = STJV (프랑스 비디오게임 노동조합) X 갈무리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게임 업계에서 대규모 정리해고와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한 폭로 등이 이어지며 해외 게임 업계에서도 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 최대의 게임사 유비소프트의 직원들은 지난 2월 대대적인 파업을 단행했다. 파리, 안시, 몽펠리에 등 프랑스에 위치한 유비소프트의 3개 스튜디오에 소속된 7백여 명의 직원들은 연봉 협상이 실패한 뒤 파업을 조직했다.

 

파업에 참여한 유비소프트의 한 직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영진은 비용 절감을 위해 향후 2년 동안 게임 개발 비용 2억 유로를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라며 “게임 개발 스튜디오에서 돈을 버는 올바른 방법은 가능한 최상의 조건에서 비디오 게임을 만들어 적절한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지 게임을 만드는 인력을 감축하거나 비용을 절약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새로운 노동조합의 설립도 잇따르고 있다. ‘콜 오브 듀티’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게임사 액티비전의 직원 6백여 명은 지난 3월 미국 통신 노동자 협회(Communications Workers of America)의 도움을 받아 미국 최대 규모의 게임사 노동조합을 결성했으며 ‘사이버펑크 2077’, ‘위처 3’로 유명한 폴란드의 개발사 CDPR은 지난해 ‘폴란드 게임개발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

그 밖에 블리자드, 레이븐 소프트웨어, 제니맥스, 아발란체 스튜디오, 세가 아메리카 등 굵직한 글로벌 게임 개발사에서 노조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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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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